좋은건, 그냥 마음 속에 저장하길 바라.   일상
  hit : 1863 , 2017-08-19 21:57 (토)
식당창가 자리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있는데
동양 남자 두 명이 내 옆자리 쪽으로 와서 앉았다. 

둘이 이야기를 하는데 반가운 한국어가 들렸다.
그렇다고 뭐 저도 한국 사람인데요, 하고 끼어들것 까지는 없어서
그냥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러다 밖에 귀엽게 생긴 금발 꼬마가 서있는게 보였고
나도 미소를 머금고 그 아이를 보고 있었는데 

옆 자리에 앉은 한국 사람 중 하나가 휴대폰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소리가 서너 번 연달아 들렸다.

외국여행 중 만난 귀여운 아이, 라며 태그달고 sns에 올리겠지.

가끔 유튜브에 올라오는 브이로그 해외여행 영상들에서도
지나가는 귀여운 꼬마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 올린거겠지 하지만 
열에 아홉은 그냥 찍어서 올린 경우.

사람을 무슨 건물이나 풍경 취급하듯 
예쁘다고 신기하다고 그냥 찍어 올리는 건 무슨 심보인지.
그 아이가 연예인도 아니고
아. 정말 저런 거 몰카라는 생각 안드나.

누군가가 가만히 서있는 나를 찍어서 
혹은 내 아이가 귀엽다고 찍어서 sns에서 올린다고 해도 그냥 둘건지.
sns에 올리는 게 아니어도 기분 나쁘다.
안올리면 그럼 자기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가지고 다니면서 보겠다는 건가. 

그냥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별거 아닌 일인데
그냥 기분이 나빠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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