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선물/ 습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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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꽃은 창가에 두었다. 물은 비정기적으로 갈았고 두 주에 한 번은 조금씩 줄기를 잘라냈다. 손톱만 한 흰 꽃들만은 한 달이 넘도록 생생했다.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다가 이제는 꽃잎도 바랬지만 줄기는 아직 연두빛이다. 택배를 받은 것은 마침 서로를 응원하며 각자의 길을 가기로 돌아선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었다. 아마 당신은 남자도 꽃 선물을 좋아한다는 내 말을 기억했을 것이다. 나라고해서 꽃을 선물받아 본 적이 없다는 당신 말을 기억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받은 것은 또한 나로서는 편지를 한 다음날이기도 했다. 당신이 꽃에 어떤 말도 보태지 않았듯이 내 편지에는 향취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으로 더는 편지를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말하면, 당신은 갸우뚱 고개를 기울일지. 2. 당신의 습관을 알아맞히기란 대체로 아주 쉬운 일이었다. 고민 없이 내 버릇을 이야기하면 당신은 어떻게 알았냐며 놀라곤 했으니까. 당신에게 혹은 나에게라도 욕심이 찰나삼세에 기꺼우려는 욕심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나는 몇 개의 습관을 더 밝혀낼 수 있었을까. 당신이 빨래를 널고 개는 방법이나 설거지 후에 그릇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을까. 다음번 수수께끼가 영영 미루어져야 했던 것은 말하자면 나약해서 혹은 나약하지 못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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