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겨울 │ 일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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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고 이불 속에서 양치질 마시는 물 한잔과 영양제 두알 씻고 머리를 말리고 대충 로션을 바르고 고민 없이 매일 입는
같은 옷 다른색 후드나 니트 다른 옷 비슷한 바지나 데님 향수는 생각나면 뿌리거나 말거나 공기 청정기 끄고 멀티탭까지 끄고 밖으로 나서니 춥다 쌀쌀하구 정류장 앞의 사람들은 다들 따듯하게 입고 나온걸 보니 나만 모르게 겨울이 왔나보다 잠에서 덜 깨어 아직 멍한데 겨울 기분이나 내볼까 하고 김진표의 로맨틱 겨울을 들었다 저기 길가 에-아 나의 눈앞 에 날 바라보며 수줍게 넌 살짝 손을 흔드네-아 나는 대답해-에 손엔 두잔의 라떼-에 티를 내며 어깰 으쓱하고 파란불만 기다린다네-아 겨우 오후 여섯시 반에 벌써 세상은 깜깜해 저 따뜻한 호빵에 조그만 방에 모여 또 낭만을 파네 우리 털 잠바에 커플 벙어리 장갑에 몸은 움츠려 들면서도 빨간 냄비에 돈을 넣을 때면 가슴이 짠-헤 아 듣기만 하는데도 왠지 기분이 짠한게 지나가는 저 창 밖에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무가 호호 입김을 부는 사람들이 다들 귀엽게 보인다 브금 필터로 세상을 보니 창 밖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해마다 로맨틱 겨울이 올 때면 혼자 꿈 꾸어왔던 그 장면 나 역시 꿈 꾸어왔던 그 장면 아무렴 어때 예쁜 것을 보면 나도 좋고 낭만적인 영화를 보면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 노래를 듣고 있으니까 밝은 아침 햇살에 용기가 나서 꼭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로맨틱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것 같다! 추계 학회도 잘 끝내고 내년이면 연구소도 나와야하는데 내게는 이번 겨울이 그렇게 낭만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젠 어쩌지 하고 엉엉 울더라도 지금의 기분을 기억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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