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   2017
  hit : 2111 , 2017-12-30 08:24 (토)
- 너무 거창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안나는 음식. 그런 재료였다. 87년 6월 항쟁은...

- 난 87학번이다. 그런데 단 한번도 '데모'를 한 적 없다. 애초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런다고 바뀔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 영화에 나오는 김태리의 대사가 딱 내가 하던 말이었다. '뭐 그렇게 전부 잘났어. 가족들 생각은 안하나?' 

- 그렇게 같은 국민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데모'를 목숨 걸고 하는 이들의 면모는 또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의 악전고투가 가슴을 뜨겁게 한다. 미안하고...

- 씨줄과 날줄이 엮여서 비로소 거대한 광장이 드러날때 참을수 없는 격정이 치솟는다. (이 지점에서 정말 펑펑 울었다) 이때, <1987>이라는 자막이 쾅 뜨는데,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될거 같은, 여태까지가 인트로라는 느낌. 맞다. 30년전의 열정이 끊기지 않고 촛불혁명까지 이어졌으니...

- '이 나라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영화'라는 장준환 감독의 설명에 끄덕여진다.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게 맞다는 생각. 지난 겨울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존재는 '우리 모두'였으니까. 우리 스스로에게 보내는 찬사와 위로. 그리고 희망. 

- CJ가 2년전에 장준환 감독의 이 시나리오를 받아서 하겠다고 한 이유가 궁금하다. 그 당시는 박근혜 정부가 시퍼렇게 살아 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칼춤을 추던 때 아닌가. (심지어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기도 해서 정권 눈치를 안볼수가 없던...그럼 혹시 일부러?ㅋ)   

- 엔딩 크레딧을 거의 끝까지 보게 된다. 여운이 너무 크게 울려서 진정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 영화를 보고 나오면 경상도 말로, '가슴이 우리~하다' 먹먹해진다는 뜻. 아니다. 그걸로도 설명이 안된다. 되게 뻑적지근하고 예민해진다. 아무튼 진짜 술 마셔줘야 한다. 





向月  18.01.03 이글의 답글달기

신년호를 내고 이번주 일주일간 정기휴간과 함께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혼자 보고왔어요.
대성통곡한건 나뿐이라 민망했....
다시 한번 보고싶어요! 근데 강동원.... 나올때마다 난 왜 늑대의유혹인가 뭐,;하이틴영화가 생각낫....

무아덕회  18.01.04 이글의 답글달기

난 '대한극장'에서 봤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극장이 아니라 오래된 극장이라서 연세 많으신 분들이 찾는 극장이라는 말이죠? ㅎ 그래서 같이 펑펑 울었답니다. 물론, '아유 저 백골단 새끼들' 어쩌구 하는 추임새 탄식도 영화내내 끼어들었구요. 그리고 강동원의 등장은 늘 서프라이즈한거 같네요. 그러고보니...ㅎ 근데, 출판쪽 일을 하고 있군요? 잘 지내는거 같아 다행이네요. ^^

向月  18.01.06 이글의 답글달기

ㅎㅎ 지역 신문사에서 일해요. 한꼭지 맡아서 글도 쓰기도하고 문화사업도 하구요^^
저 이제 괜찮아요!

무아덕회  18.01.07 이글의 답글달기

문화사업이라...저 단어 자체가, 괜찮다는 말로 들리네요. ㅎ

向月  18.01.07 이글의 답글달기

별건아니고...ㅎ 지방소도시라 독서대회? 북콘서트랑 글쓰기교육,독후감상문대회랑... 아르떼 관련사업 기획하고 정산하고 그래요.
2018년 사업계획때문에 가슴이 두근두근♡

무아덕회  18.01.08 이글의 답글달기

다행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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