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거창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안나는 음식. 그런 재료였다. 87년 6월 항쟁은...
- 난 87학번이다. 그런데 단 한번도 '데모'를 한 적 없다. 애초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런다고 바뀔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 영화에 나오는 김태리의 대사가 딱 내가 하던 말이었다. '뭐 그렇게 전부 잘났어. 가족들 생각은 안하나?'
- 그렇게 같은 국민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데모'를 목숨 걸고 하는 이들의 면모는 또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의 악전고투가 가슴을 뜨겁게 한다. 미안하고...
- 씨줄과 날줄이 엮여서 비로소 거대한 광장이 드러날때 참을수 없는 격정이 치솟는다. (이 지점에서 정말 펑펑 울었다) 이때, <1987>이라는 자막이 쾅 뜨는데,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될거 같은, 여태까지가 인트로라는 느낌. 맞다. 30년전의 열정이 끊기지 않고 촛불혁명까지 이어졌으니...
- '이 나라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영화'라는 장준환 감독의 설명에 끄덕여진다.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게 맞다는 생각. 지난 겨울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존재는 '우리 모두'였으니까. 우리 스스로에게 보내는 찬사와 위로. 그리고 희망.
- CJ가 2년전에 장준환 감독의 이 시나리오를 받아서 하겠다고 한 이유가 궁금하다. 그 당시는 박근혜 정부가 시퍼렇게 살아 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칼춤을 추던 때 아닌가. (심지어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기도 해서 정권 눈치를 안볼수가 없던...그럼 혹시 일부러?ㅋ)
- 엔딩 크레딧을 거의 끝까지 보게 된다. 여운이 너무 크게 울려서 진정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 영화를 보고 나오면 경상도 말로, '가슴이 우리~하다' 먹먹해진다는 뜻. 아니다. 그걸로도 설명이 안된다. 되게 뻑적지근하고 예민해진다. 아무튼 진짜 술 마셔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