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치즈오타쿠'라고 하는 가게가 있다. 블로그등에서 '맛집'...이라고 주장하는 가게인데, 커다랗고 길게 생긴 접시에 치즈를 푸짐하게 담아내고, 또 한쪽에는 감자튀김과 새우튀김, 그리고 돼지고기튀김등을 같이 내어오는 원플레이트가 시그니처 메뉴다. 비주얼을 보면 '와우!'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맛있겠다~' 싶다. 하지만 막상 먹어본 결과는, 치즈는 그냥 서울치즈 녹인 맛이고, 튀김은 그냥 냉동튀김 맛이다. 양도 접시에 한방에 담아서 그렇지 그닥 많지도 않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맛이 없다는게 아니라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거다. 너무도 평범해서 그냥 허허 웃게 되는...
연상호감독의 <염력>은 SF를 '사회물 판타지(Social Fantasy)'로 해석하는 태도이다. 이런 류로 가장 엣지있는 일본 작가 '오토모 카츠히로'의 <아키라>나 <동몽>같은 작품이 떠오르는데, <염력>의 포스터 분위기는 솔직히 그 기대치를 자극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치 홍대맛집 '치즈오타쿠'의 원플레이트 이미지처럼...
맞다. 궁금했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그렇게 '혹평'들이 많을까...연상호감독의 작품들을 봐왔던 나로서 그렇게 '함량미달'을 뽑아낼 인물이 아닐텐데... 오늘, 맛을 본 내 결론은 이렇다. 맛 없지도 않고, 못 만들지도 않았다. 다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이다. 너무 평범했다. 캐릭터도. 갈등도. 전개도. 그런데 또, 그럴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안그러면, 돈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