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딸이 어때서.   순간의 기억
  hit : 108 , 2018-05-15 13:44 (화)


지금의 회사는 복리후생이 좋은편.

가족의료비 지원도 가능한데,

신청일로부터 최근 1년 이내 동일인 상병에 대한 부담금이 300만원 이상인 경우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300만원 ~2,000만원 : 치료비의 25%

2,000만원 이상 : 일괄 500만원 지원.


작년 엄마의 유방암 치료비가 300만원이 넘을테니

동생에게 부탁해놨다.

정기검진일에 엄마랑 병원에 가게되면

의료비 영수증과 담담의사 진단/소견서를 떼와야한다고.

그런데 떼온자료를 확인해보니 납입증명서를 떼왔다..

증빙이 안된다고 하니 1년치 영수증이랑 하나씩 맞춰보고 없는 영수증을 새로 떼야한다.

약국 영수증도 찾아야하는데...

함께 살고있는게 아니라서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주말에 의료비지원 자료를 들고 기숙사로 오는 버스에 앉았다.

아빠에게 문자가 하나왔다.


"딸 잘가 그리고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기름값하고 담배좀사게 10만원만 빌려줘

이달25일날줄께 부탁좀하자. 동생한테줘 잘가"


처음으로 가족 단톡방을 만들었다.

아빠가 보낸 문자를 캡쳐해서 올렸다.


살아가면서 최소로 필요한 돈도 당장없어서 자식에게 돈을 빌려달라하는거 문제라고

아빠랑 엄마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둘이서 상의하고 해결하라고.

당장에 돈이 없으면 담배를 피우지 마시고

아빠가 돈벌면서 엄마에게 돈달라고 말 못하는것도 문제.

엄마도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순 없다고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건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살라고.

지금 당장 10만원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사실건지 자식으로 부담이 된다는 말을 적어놨다.



답답하다.

엄마는 유방암진단 후 수술도 하고 많이 호전되었지만 집밖으로 나가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집에서 밥을한다거나, 청소를 한다거나. 아무것도 안한다..

tv만 보고. 자고. 먹고.

본가에 갈때마다 울화가 터지는데

집에만 있는데 왜 그 무엇도 안하는건지 답답. 정리라는 개념을 모르는것같다.

아빠는 여기저기 날일을 다니는데 왕복 6시간이 걸려도 돈이되면 간다.

모텔비가 비싸다며 .. 출퇴근을 하고 새벽 4시에 나간다. 그래야 차가 안막힌다고.

그렇다고 아빠도 정상적이진 않다.

월급을 받는날이면 꼭 잠적을 탄다.

내가 내돈벌어서 쓰겠다는데 무슨상관이냐며.

지긋지긋.

이 뫼비우스가 끊나려면 선이 끊겨야한다..



가족단톡방에서 내 주절거림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다시 톡방에 글을 남겼다.

집에있는 병원 영수증 날짜별로 정리하고 사진찍어서 톡방에 보내달라니

한두개도 아니고 본인은 못하겠단다..

그것도 못하면 할말이 없다고. 회사에서 돈을 준다는데 왜 그것도 못한다고 말하니.


"지금 엄마보고 돈벌라는거야 야 너란년 딸도 아니니까 그런줄알아

 이 괴씸한년아 남들한테 물어봐라 지금상황에 엄마가 일할상황이냐고 남들도 그렇게안해"


할말이 없어서 무시했다.

지긋지긋하다.

나의 10대에 아빠와 엄마의 기억은 없다.

동생 운동시킨다고 동생에게만 관심을 보였던 부모가.

나의 20대가 되어 번듯한 회사에 입사하고나니 뭐해달라 뭐해달라.


엄마란 사람이 정말 내 엄마일까.

차라리 내 엄마가 아닌게 좋겠다.

없는게 좋겠다.

안타까운데... 삶이 참 안타깝지만.. 싫은건 어쩔수없다. 나랑 안맞는 성격.

저 성격이라면.. 맞는사람 찾기도 어렵겠지만.

나란 딸이 어때서.


가족의료비 돌려받으면.. 아파트 대출금에 보태라고 줄거였는데.

나란 딸이 어때서..


타니파타  5.20 이글의 답글달기

도란님은 좋은 따님이신 것 같으신데...
또 그렇다고 우리가 꼭 좋은 딸이여야 하나요? 나는 "__이기 때문에" 라고 베푸는 것들이 상대방에게는 날 쿡 찌르는 무기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어른이 되고 그런 것들을 알게된 후로는 나를 깎아가면서까지 따뜻하고 배려깊은 사람이 되기가 싫어졌어요. 서로 주고받는 삶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고 이상적일까 싶지만, 그렇지 않은 세상에서 사는 이상 내가 세상에 맞춰야겠어요. 도란님 스스로 자신을 잘 챙기고 위로해주세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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