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2019년
  hit : 3185 , 2019-03-16 14:19 (토)
#1 
상상속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 걸 떠올리면 행복하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연장 가방을 메고 호치민 거리를 걷던 나는 주막 의자에 걸터 앉는다.

다듬은지 까마득한 반백 머리에 수염마저 덥수룩하고
런닝구에 반바지, 슬리퍼를  신고 있다.

세상은 적당히 흐리고
마른 땅과 아스팥트가  비를  만나 뿜어내는 흙냄새, 
세차장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처럼 후두둑 거리는 빗소리.
며칠이고 비가 내려도 좋겠다 생각한다.

타이거 맥주 두 캔으로 시작해서 
보드카 몇 잔을 마셨더니 조금 몽롱하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행복하다.


#2
육체노농자로 전업한지 2년쯤 된다.
본업은 통신사 대리점이므로 인터넷도 팔고, 인터넷전화도 팔지만 부업인 랜공사 일이 더 많다.
공사비 흥정이 버겁긴 하지만, 지식을 팔아 먹고 사는 삶보단 보람이 있다.

아들 녀석이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돈 욕심에 정부 컨설팅사업도 참여하고, 강의도 나가곤 하지만
눈 먼 나랏 돈 빼먹는게 마음이 편치 않아 점점 피하게 된다.


#3
60세가 되는 5년후엔 완전히 은퇴를 하고, 베트남으로 떠날 계획이다.
물론 베트남에서도 연장통을 메고 랜공사를 다니겠지만 
그날 먹을 거만 벌면 족한 삶일 것이다.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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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쇠  19.03.31 이글의 답글달기

형님! 안녕하세요?
동생이 자주 전화도 못드리고 죄송합니다. 정말 한번 보고 싶어요...
조만간 연락드릴께요... 항상 건강한 형님 모습 기대합니다.
- 양 준식 드림-

프러시안블루  19.04.02 이글의 답글달기

팀장 법카 들고 오셈 ㅋㅋ

HR-career  19.04.22 이글의 답글달기

프러시안 형님의 메인 사진이 립반윙클의 신부라는 영화의 사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영화 참 좋네요^^

프러시안블루  19.04.22 이글의 답글달기

크~~
사실 난 아직 영화를 못봤어..
<짐승의 가면 뒤로 숨은 자아>를 상징하는 거 같아서 메인 이미지로 사용했는데
영화에서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고 하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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