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지 2 (190517) │ neuf.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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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을 연습하기 위해 퇴근 후 집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수영장에 갔다. 듣던대로 수질은 안 좋았으나 자유수영 이용료가 싸고 샤워실이 넓고 드라이기가 무료라는 점이 좋았다. 또 초보 레인의 수심이 얕고 길이가 짧아서 자유형으로 한번에 25m를 가지 못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강습을 듣는 수영장은 초보들도 초보같지가 않아서 영법을 써서 25m를 다 가는 바람에 나는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하는데 이곳의 초보 레인은 정말 초초초초보의 것이어서 좋았다. 킥판을 잡거나 걸어다니는 분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 편하게 발차기 연습과 자유형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처럼 수영하시는 분을 봤는데 바깥에서 보니까 아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하는 걸 마음 깊이 깨달았다. 허우적거리면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고. 아무튼, 스냅을 이용해 발차기 하는 연습을 좀 하고 난 뒤 자유형 연습을 시작했다. 바로는 어차피 안 될 것이니 왼팔 스트로크를 하면서 물을 밀어내서 내 몸을 앞으로 쭈욱 보내는 느낌을 느껴보았다. 확실히 물을 잘 잡아끌면 몸이 슈웅-하고 앞으로 나가는데, 손 모양을 잘못 만들거나 물을 너무 짧게 긁으면 몸이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 정도 왼팔 스트로크만 하는 연습을 하고, 그 다음엔 왼팔 스트로크 후 오른쪽으로 호흡 하고 앞으로 쭉 나가보는 연습을 했다. 내 자유형의 문제 중 하나는 왼팔 스트로크를 한 뒤 오른쪽으로 호흡을 한 다음 가라앉아 버린다는 것이다. 몸이 가라 앉는 것일까 아니면 가라앉을 것을 지레 걱정한 내가 발차기와 모든 동작을 멈추고 일어서 버리는 것일까. 아마 후자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왼팔 스트로크 후 오른쪽으로 호흡을 한 번 하고 3초 정도 앞으로 가는 연습을 했다. 발차기만 계속 잘 하면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이렇게 하고 나니까 대충 자유형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왼팔 스트로크 후에 오른팔이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두 번 이상은 가지 못하지만...한 번도 못 하던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 . 수영 연습도 풍물 연습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풍물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나는 북을 처음 잡았는데, 몇 주 동안 '덩'만 쳤다. 선배들이 가락은 안 알려주고 정말 앉아서 '덩'만 치게 했다. 그게 모든 것의 기본이라면서 덩 소리를 제대로 낼 줄 알아야 가락도 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덩을 제대로 칠 수 있게 된 다음 가락을 배웠고 가락을 연습하면서도 늘 '덩' 연습을 해야했다. 덩이 무너지면 가락을 아무리 머리로 잘 외운다 한들,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친 덩들이 모여 듣기 좋은 한 가락이 되는 것이다. 빠르게 여러 가락을 치니까 하나 하나의 덩을 어떻게 치는지 남들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친 하나하나의 '덩'이 모인 가락과 아무렇게나 친 '덩'이 모인 가락은 확실히 다르게 들린다. 수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발차기를 어떻게 하는 지 알고 어느 정도 연습했다고 끝인 게 아니라 영법 연습하는 동안에도 계속 발차기와 호흡 연습을 해야하는 것 같다. 그렇게 앉아서 가락을 어느 정도 치게 되자, 이제 다 배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산이 있었다. 풍물이니까 일어서서 쳐야했던 것이다. 일어서고 나니까 또 모든 게 달라졌다. 앉아서 잘 쳐지던 가락도 서서는 제대로 칠 수 없었고 오금이라는 풍물 특유의 걸음걸이를 유지하면서 가락을 쳐야했으며 그 오금이라는 것과 가락이라는 것은 시작부터 끝까지 끊기지 않는 하나의 움직임이어야했으므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가락을 타고 오금질을 해야했다. 물론 처음에 그것이 될 리 없었고 그걸 설명하는 선배들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도 않았다. 몸과 머리는 따로 놀았고 오금은 뚝뚝 끊겼고 가락과 몸 역시 따로 놀았다. 그렇게 삐걱대며 반 년 정도 연습하자 조금은 괜찮아졌고, 1년이 지나자 훨씬 자연스러워졌으며 2년이 지나자 멋진 태가 나왔다. . . 수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자. 빨리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기본기를 확실히 다지기. 발차기는 모든 것의 기본이므로 팔동작을 하는 와중에도 발차기 하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든 동작이 이어지도록 하기! 일요일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또 연습하러 가야겠다. 다음 연습 주제는 1. 발차기 - 스냅을 이용해서 강하게 차는 연습 2. 자유형 - 팔 동작을 신경쓰는 와중에도 발차기는 계속 유지하기 - 몸에 힘 빼기 - 물 끌어오는 연습(글라이딩) 발차기 유지하고 나서도 가라앉는지 봐야겠다. 물에 겁먹지 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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