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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 P
20.05.28
아하 넨네로님이 거짓말을 한 입장이었군요...
많이 슬프고 후회도 남고 힘드시겠네요...
무슨말을 해도 위로 되지 않을 거란 걸 잘 알아요.
그러니 위로 대신 제 에피소드를 얘기해드릴게요ㅎㅎ
저도 넨네로님과 거의 똑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답니다.
그게 딱 10년전, 21살이었어요.
소개팅을 해서 만난 분이 있었는데, 외모도 제 맘에 쏙 들고 티카티카도 정말 잘 돼서 술도 안마시고 5시간은 웃고 떠들정도로 잘 맞았었어요.
세번정도 만난 후 처음으로 고백이란 걸 했고 여자분은 받아주셨었답니다. 거기까진 정말 좋았어요ㅋㅋㅋ 근데 집에가는 길에 문득, 이전에 몇번 정도 연애를 했었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그 분은 그냥 딱 봐도 제가 연애를 처음한다는 게 눈에 보여서, 그래서 제가 하는 서투른 행동들이 귀여워서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그때 제가 최악의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ㅠㅠ
그때 전… 음 뭐라고 해야할까... 쑥맥으로 보이면 매력없어보일거 같단 느낌?? 남자가 된 입장에서 서투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커져서... 뭐 그래도 다섯번정도는 해봤다고 거짓말을 해버렸죠ㅠㅠㅠㅠ 그게 막 허세라기보다는, 넨네로님이 하셨던 것처럼 순수하게 그 사람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었던 마음에서 나온 거짓말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건 아무도 몰라주는 저만의 사정일뿐이었고ㅋㅋㅋ
그 분은 그 뒤로 급 표정이 안좋아지시더니, 귀가하고나서 일주일동안 만나주지 않고 회피하다가 문자로 이별을 통보하셨답니다ㅠㅠ
처음엔 자책하는 동시에 이렇게까지 잘못한 일인가 하면서 애꿎은 상대방을 원망하기도 하고 했었는데, 그 뒤로 다른 여러 연애를 거친 후 돌아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 그냥 내가 100% 잘못을 한거였구나 하는 걸 알겠더라고요.
'이 세상에 거짓말을 안하는 사람은 없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사람은 나에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이구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인거 같아요.
거짓말의 의도가 선의일지라도, 또 그 크기가 크든 작든간에, 나에게 거짓말이라는 행위를 했다는 그 자체가 중요했던거죠. 넨네로님의 그 분도, 또 10년전의 그 분도요.
그렇게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리고 나면, 그 뒤에 아무리 사정을 설명해봤자 이미 차가워진 마음은 돌아오지 못한답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떤 공식이 있는게 아니라서, -1에 1을 더하면 0이 되지 않아요. 이미 마이너스가 됐다는 순간부터 어떻게해도 그냥 -1이더라고요.
정말 가슴 아프시겠지만, 상대방이 사정을 이해해주기엔 이미 늦었다...라고 냉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넨네로님. 지금은 너무 가슴아프시겠지만, 이 아픔을 통해서 넨네로님은 성장하고 계신거에요. 이걸 계기로 좋아하는 사람앞에서 절대 거짓말하면 안된다는 걸 배우셨을 거고, 앞으로 다른 분을 만난다면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솔직하게 얘기해야겠다는 걸 깨달으셨을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나의 잘못된 부분들을 깨닫고 고쳐나가는게 바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방 넨네로님이 좋아하는 분이 넨네로님을 좋아해주는 그런 연애를 금방 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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