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이럴까..   일기장
 맑음! hit : 1246 , 2021-06-13 22:20 (일)
왜 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





회사에 입사한지 벌써 8개월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도 회사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거나 어울리지 못한다.




회사가 크지 않아서, 나 하나가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것 같다.




하루종일 팀장님이랑 얘기 한마디도 하지 읺을 때도 있다. 이건 정상적인 회사 선후배 관계가 아닌 것 같다.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이랬다. 대학에서나 잠깐 교수님 회사에서 일할 때나,




난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피상적인 관계를 맺는 것 조차 하지 못하니 깊은 관계로 발전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것은 이런 나 때문에 주변사람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점이다. 너무 불편하고 불쾌하지 않을까? 하루에 절반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니,





하고싶은 말은 있는데, 입안에서 밖으로 내뱉지를 못한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지나치게 신경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저 사람이 날 바보처럼, 불쾌한 사람처럼 생각할꺼야.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게 맞나? 분위기 망치는게 아닐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비치는게 너무 힘들다. 아마도 나를 내가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나를 온전히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내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 오긴 할까?





상담을 한 번 받아보고 싶다. 치료가 필요한 수준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싶다.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기록이 남으면 어쩌지?





회사의 우리팀은 내가 들어오고 4명이 됐었었다. 그러가 해가 바뀌고 2분이 퇴사하셨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잘 어울리지 못해 나가신건가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사실 퇴사를 한 단 하나의 이유는 아니겠지만 퇴사를 가속화하게 만든 이유는 맞을 것이다는 생각은 지금도 하고있다. 내가 입사하고 들어오신 신입 1분을 빼면 팀장님만이 지금 남으신 것이다. 만약 지금정도의 관계에서 팀장님마저 나가신다면 난 나를 더 싫어하게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과대망상스럽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진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정말 너무 무서워진다. 호흡이 가빠지고 불안감이 나를 덮쳐온다. 이러다가 병 나는건 아니겠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시는 분이 있다면 조언 좀 해주세요..





말을 정말로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저번에 팀장님과 둘이서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얘기 많이 했었다. 그때는 조금 친해진것 같았는데,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가볍게 말 붙히는 것을 정말 못 하겠다. 바쁘실텐데 말 걸어도 되나? 무시하시거나 싫어하시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그러면 또 어색한 사이가 된다. 이런 걸로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하는 내가 너무 싫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사소한 걸로 걱정을 해본 적 자체가 있을까? 한심한 놈…





이런 생각이 계속 들 때면 내가 회사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하려고 모인 사이인데 무슨 그렇게까지 감정적 교류를 하려고 하는건가라고. 하지만 팀장님이 친해져보려는 노력을 하시는게 눈에 보여서 내가 그걸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아!! 힘드실텐데 진짜….. 쫌! 붙임성 있게 좀 하라구.. 죄송해요. 팀장님.





이 글을 쓰면서도 이걸 읽는 사람이 나를 소름끼치고 이상한 놈으로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한다. 정말 자존감이 너무나도 낮다. 왜 이렇게까지 자존감이 낮을까?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못난 놈도 아닌데, 대학도 나쁘지 않고, 회사도 좋은 곳이며 고백도 받아보고. 성격 칭찬 받아본 적도 있는데.. 도대체 이유가 뭐지. 세상과 나 사이에는 항상 얇지만 절대 뚫을 수 없는 막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런 기분은 왔다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요즘들어 너무 자주 오는 것 같다. 제발 저리 가주라…..





그래도 집 안에만 있을 때는 미칠 것 같았는데 나와서 물 흐르는 거 보면서 생각 정리하니까 좀 낫네.. 이만 줄인다.





내일 출근해서는 좀 달라져보자. 화이팅!
프러시안블루  21.06.21 이글의 답글달기

좀 나아 지셨나요?

많은 회사원들이 동료들과 하루에 한마디도 않고 하루를 보냅니다.
님이 이상한거 아닙니다.

그러나, 해가 바뀌며 직원 네명중 두명이 그만 뒀다면 회사 분위기가 이상한거예요.
팀장이 제 역할을 못하거 있거나요.
암튼 이것도 님 책임은 아닙니다.

영이일기  21.06.23 이글의 답글달기

제 일기 보는 줄 알았어요. 우래님만 그런것 절대 아니예요. 저도 이런 생각 하며 하루를 보낸답니다. 동지를 만나서 반갑네요!!

李하나  21.06.26 이글의 답글달기

저도 제가 쓴 일기인 줄 알았네요ㅠㅠㅠㅠㅠㅠ저도 요즘 새로운 알바를 구해서 출근하는데 회사에서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 해요. 아침에 출근해서 그나마 눈 마주치고 인사하고,,하루 종일 입 다물고 질문 할 거 있을 때만 딱 해요.

처음엔 아 내가 너무 친화력이 떨어지나,,내가 더 말을 붙여야 하나 생각이 들어서 넘 괴로웠어요. 회식을 한 번 했었는데 그 때는 웃으면서 말 많이 해서 아 이제 좀 친해지려나 했는데,,다시 되돌아 왔어요ㅋㅋㅋ내가 이상한 건가....? 고민을 하루 종일 할 때는 넘 스트레스 받았는데 그냥 신경 안 쓰려고 노력 중이에요. 나 편한 자리에서는 말 많이 하는데..? 그냥 여기가 좀 넘 조용하고 사람들이랑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다 생각하려고요. 어디가서 성격 이상하단 소리 안 듣는데 여긴 좀 힘드네요ㅠㅠㅠ근데 진짜 신경 안 쓰고 난 나 혼자 일 하다 집 갈 거야~~ 하고 할 일만 하니까 맘은 편해요ㅋㅋㅋ그리고 전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이 없더라고요...

암튼 요즘 제가 느낀 거랑 너무 비슷해서 글이 길어졌네요.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항상 얇은 막이 느껴진다는 것도 깊이 공감합니다ㅎㅎ 저는 다음에 상담 받으면 꼭 이 이야기 해보려고요. 혼자 계속 하면 기분도 너무 안 좋아지고 괜히 심각해져서,,

우래님도 상담을 받아보시거나 아니면 꼭 다른 사람한테라도 털어놓아 보시기를 바랍니다. 생각보다 가벼워지실 거예요! 정신과가 부담스러우시면 심리상담소는 의료 기록 안 남으니 한 번 상담 받아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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