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일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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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고 나서 깨달은 건 나만 특별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사람들도 다 나처럼 특별했고 특이하고 이상하다. 그래서 그런 이상한 점들을 파내고 찾아내며 즐거워하고 받아들이는 게 내 특이한 취미 중 하나이다. 최근이 돼서 생각하고 있는 건 다른 사람들도 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삶이 유복하든 빈곤하든 사랑이 있든 사랑이 없든, 삶은 특별할 것 없이 다 힘들었다.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고통으로 얼룩진 삶을 얘기하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는 오만하게도 턱 한쪽을 손으로 괴며 ‘그렇게 힘든데 도대체 당신은 왜 사는 것이죠?’ 이렇게 물어보고 싶었다. 눈물을 흘리고, 다시 일어서고, 다시 길을 잃고, 웃으며 사는 모두의 필사적인 삶이 지극히 일상적으로 느껴지는 지금의 나는 특이한 것도 특별한 것도 없는 무미건조한 사람이 되어 버렸나 보다. 더 이상의 슬픔이 없다면 찾아오는 행복조차 없는데, 사실은 행복과 슬픔은 밤하늘과 별 같은 것인데. 밤하늘이 있기에 별이 보이고 별이 있기에 밤이 아름다운 것인데 말이다. 나라는 인간이 모래처럼 바스러져 언젠가 지금을 기억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할까 봐 힘겹게 글을 쓴다. 언젠가 그때 참 어리석었다고 웃을 수 있기를, 그때 참 힘들었다고 눈물 흘릴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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