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화가 난다 │ 일기 | |||
|
사실 이유없이 화가 나지는 않았다. 다만 나의 우둔함을 원망하며 분노가 치솟았을 뿐이다. 이것에는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 의미조차 없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력감을 느끼며 내면의 어둠을 자발적으로 찾아들어가 더 깊은 허무를 탐닉하는 것과 내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을 앎에도 힘껏 발버둥치며 성취감을 얻으려 애쓰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성취감은 근본적으로 공허하며 더욱 더 깊은 허무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삶은 궁극적으로 허무함에도 불구하고 초인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주창한 니체에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나는 그저 부정적인 면만을 바라보고 싶을 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