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
  hit : 240 , 2000-08-18 15:14 (금)
오랜만에 쓰는 일기다.
난 지금 왜 이걸 쓰고 있는 것일까?
답답한 마음을 얘기할 상대가 없어서인가..아님..
하는일없이 시간을 때워야만 하는 하나의 시간때우기의 일종일까?
나에게 그렇게 물어보는 의도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어른들이라고 하지만 때론..아니 어쩜 조금은 자주..
우리보다 생각이 못 미치는 듯 싶다..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에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그래..그래서 나도 그만둘 날만 손꼽고 기다리고 있다구...
그니까..걱정 안해줘도 알아서 다 나갈거라구...
우습다...
아까 창밖을 보고 있을땐 조금 내 스스로가 불쌍하게 느껴질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머릿속에 아무것도 없는 듯한 ..텅빈 느낌..아무런
꿈도 비전도 없는..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멍청한 아이..
그치만 난..내 환경이 허락하는 한 지금까지 최대한 열심히 살아왔다.
그래..
그렇지않아도 스스로 너무나 잘 깨닫고 있는 나에게 고맙다..
일부러 그런 얘기까지 해줘서...
너무너무 감사한다...
내가 점점 이곳 사람들에게 정이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점들이다.
마치 마음넓고 자비로운 사람들이 나하나 그냥 두고 봐주는 것처럼..
정말 이젠 아무런 감정도 없다.
그래...사회에 나와 배우는 건 고작 이런것들이다.
단 것 삼키고 쓴 것 뱉어내는 것...이런 거 말이다.
인간미라고는 눈을씻고 봐도 절대 없다.
겉으로 비춰지는 인간미 또한 또다른 무엇을 위한 가식이고 위선일뿐이다.
그냥 있으면 너무 답답해서 미칠 거 같고..이렇게 글로 털어내다 보면
나 혼자 막 눈물이 난다.
도대체 내가 우는 이윤 과연 뭔가?
내가 눈물까지 흘려야 될정도의 가치가 있는 문제거리인가?
난 항상 이렇다.
나혼자 삭이고 나혼자 멍하니 생각하거나 일기를 쓰다가 울고 말아버린다.
이런 내자신에게 풀어내는 나혼자만의 시위말고는
현실적으론 아무 방법이 없기때문이란 말이 맞을 것이다.
이제...정말 그만하고 싶다...
세상에 불행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 빗대어서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
감사라구..?
예전엔 이 말을 통해서 다시한번 내 자신의 삶을 감사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치만..이제 웃기는 소리란 생각이 든다..
세상 단 하룰 살아도 이렇게 사는 거 정말 아니다..
차라리 길거리의 나무나 꽃 한송이가 되더라도 이런 삶을 살진
않을거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하던 고민들..나도 많이 하고..참 많은 생각들도
했었지만..항상 밝았고 긍적적이었던 나였다.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내 맘 가는대로 할수 있는 곳이 나의 하루에선 단 한시간조차도
주어지지 않는다.
회사에선 최소한의 예의상 사람들에게 맞추어야 하고,,,
집에 가선 또 엄마아빠 언니를 위해 웃어주고 즐거워해주고 명량해야한다..
내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살고 있는것인지 모르겠다.....
더이상 쓰면 오늘 회사에서 무슨 일 내고야 말것 같다.
그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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