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공시성...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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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breath you take라는 폴리스의 대표적 싱글이 수록된 앨범이 바로 synchronicity이다. 처음 이 앨범이 나왔을 때 사전을 당장 찾아보았지만 그게 무슨 소린지 그땐 잘 몰랐었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란 소린 들어봤는데 동시발생이 무슨 소릴까 했었다. 하지만 그 해답은 전혀 다른 곳에서 조금씩 발견되었다. synchronicity : 동시발생. 동시성 synchronicity는 주로 융의 심리학 이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동시성/공시성이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예전에 제라르 드 빠르디유가 주연했던 <그린 카드> 영화를 보면 이런 대사가 있다.(오래 전에 봐서 좀 틀릴 수도 있지만 대충 비슷한 내용임) "월요일엔 프랑스 책, 화요일엔 프랑스 요리더니 오늘은 프랑스 사람이군요. 이게 융이 말한 공시성인가요?" 사실 조금은 부적절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이해를 돕는 예로 들었다. 보다 확실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우연히 내가 cd 사러 단골 레코드 가게 갔는데 주인아저씨 왈 : 문자 받고 오는군요. 기다리시던 앨범이 나왔습니다. (핸펀 고장인지, 잘못된 번호였는지 모르지만) 문자를 받지도 않았는데 어쨌든 그날 나는 혹시나 좋은 음반 나온 게 있을까 해서 그 가게에 들렸었다. 이런 걸 바로 synchronicity라고 한다. 쌍방간의 물리적인 연락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만남이 성공한 것인 셈이다. 그와 비슷한 개념으론 <도서관의 천사>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어떤 구하기 힘든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엘 갔는데 그 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찾기란 참 까마득한 일이었다. 그런데 첫 시작으로 어떤 책을 탁 펼쳤는데, 거기에 바로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 나와 있는 경우 같은 걸 말하는 이야기다. 이러한 '도서관의 천사' 역시 넓은 의미의 공시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턱대고 친구 집에 불쑥 놀러 갔는데 그날이 친구 생일이었다. 어제 우연히 옛 사진을 보다 한 친구를 떠올렸는데 오늘 길에서 만났다... 학원엘 갔는데 그날 강사의 이름이 김선배였다. 참 재미있는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그날 석간 신문에 나온 한 기자의 이름은 정선배였다. 사실, 살아가는 동안 이러한 경험을 수없이 많이 하게 된다. 대부분 조그만 에피소드로 흘려 버리고 잊어버리지만. 하지만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인간과 자연, 삶과 우주를 연결하는 장대한 그물의 한 부분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너무나 틀에 들어맞는 우연들을 보면서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synchronicity 현상은 대개 자신이 긍정적인 마음 자세이거나 낙관적인 기분에 젖어 있을 때 잘 일어난다고 한다. 돌이켜 보면 개인적인 공시성의 경험들도 주로 그랬던 것 같다. 결국 어쩌면 yes가 세상을 yes로 만들어 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아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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