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귀퉁이에서...   미정
  hit : 1153 , 2000-02-17 21:37 (목)
유치원때는 그저 엄마가 사준 불고기가 최고인줄 알았었어요...
국민학교‹š는 아빠따라 백화점가서 사입은 분홍색원피스가 최고인줄 알았고
중학교때는 남자같은 이미지의 삼학년 선배언니가 최고인줄 알았었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같이 어울려다니며 이런저런 이바구하는 친구가 최고인줄 알았고...대학가서는 군대가기전의 멋쟁이 제 남자친구가 최고인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대학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부터는 일한만큼 댓가가 나오는 직장이 최고인줄 알았고...그럭저럭 20대 중반이 되니 일보단 일해서 나오는 돈이 최고인 것 같더군요...

그러다가 문득 어제 오래간만에 온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여동생이 엄마에게 말하더군요

"엄마! 또 눈에 눈물맺혔네..."
"그래?...요새 일이 힘들다했더니만은..피곤해서 그런가보구나.."

하시며 옷소매로 눈시울을 닦는 엄마를 보면서 난 여태까지 참 많은 착각을 하며 살았었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었죠...

엄마! 우리 엄마! 오십평생 그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한번도 벗어나보지 못한채 죽도록 일만해온 우리 엄마...

그 작은 키에 그나마 몸에 붙어있는 살덩이 하나 없는 그야말로 내가, 자식들인 우리가 보아도 너무나 초라한 불쌍한 우리 엄마!

남들 다있는 한돈짜리 금반지 하나없이 굵은 손마디 꼭 남자 손같다고 한번따스하게 잡아주지도 못한...그래도 우리가 최고라시던 우리 엄마...

그런 엄마를 난 한번도 최고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아니 단 일분도 없었고..오히려 부끄럽다고 생각만 했었는데...그랬었는데...그래서 외면하려..엄마얼굴도 잘 안마주치려고 했었는데....그랬었는데...

그순간 정말 그 짧은 순간에 눈물이 나오는 걸 가까스로 삼키며...밥숟갈을 어떻게 놓았는지..그리고 어떻게 내방으로 와 방문걸어잠그고 소리죽여가며 울었었는지...모르겠더군요...

가난이 싫다고 나혼자 살려고 아둥바둥 살아왔던 내 세월이 밉다기 보다 여태껏 나혼자 살겠다고 이기적으로 살아온 내자신이 너무나 밉고 싫어 나온 그런 울음이었습니다...

30을 바라보면서 문득 단 20분도 채 안되는 그 시간속에서 깨달은 건 난 무얼하며 살아왔었는지...무얼 얻기위해 살고 있는건지...그리고 엄마를 위해 난 뭘 노력해왔었는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냉소적인 나! 이기적인 나!
이런 제자신이 정말 죽이고 싶도록 미운 그런 밤이었습니다...

Warning: Undefined variable $sImgProfilePath in /home/httpd/vhost.ultradiary/nf/diary_view.html on line 337

Warning: Undefined variable $reply_nickname in /home/httpd/vhost.ultradiary/nf/diary_view.html on line 349
 00.02.18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내 얘기를...

누군가가 내 얘기를 하고 있는거 같아서
글 읽으면서 뜨끔했어요..
너무너무 슬퍼지는군요.....
앞으로는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해야겠어요.

-  삶의 귀퉁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