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 세상의 시작.(..겨울이왔어.)   미정
 우울함. hit : 2495 , 2002-10-15 03:12 (화)

같이 일하던 동생녀석 한테서 전화가 왔다.
한살 아래인 녀석은 가까운 수원에 살고있고 나만큼이나 지멋대로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같은 기숙사 쓰면서 밤새워서 수다도 떨고..
.. 기분이 안좋을땐 술마시면서 위로도 해주고..
나에대해서 잘 안다면 잘아는 그런 녀석이었다.
그만두고 나서도 허전함과 빈자리에 나혼자 많이 힘들었는데..
무작정 보고싶은 마음에 연락했더니 전화가 왔다.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설렌다.
.. 요즘 우울하던 마음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
불과 몇개월 전의 일들을 옛날 얘기처럼 떠올리면서 말하던 그 몇분이..
정말로 힘이 ‰榮
지니  02.10.18 이글의 답글달기
^^

님이 그동안 남긴 글들 하나하나 다 읽어보았어요..
그러면서 느낀 건.. 헉!!! 어쩜 나랑 이렇게도 똑같을까..
나랑 비슷한 경험을,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관심있게 봤어요.
사랑은 밀고 당기기라는데..
난 그 균형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완전 그 사람쪽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곳에 가야하고..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하고, 좋아하는 것 먹고 싶은데..
사소한 것 같지만 정말 쉽지가 않아요. 한두번도 아니고..
힘들다고, 위로해 달라고 말하려고 하면 이내 자기가 먼저 말해버리고..
나 역시 우울하고 힘들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 아무일도 없었던 척 하면 그의 얘길 들어야 하고..
근데 왜 자꾸 그가 하자는데로 바보처럼 질질 끌려다닐까..
그건 바로 균형이 깨졌기때문이겠죠?
그래서 처음에 길을 잘 들였어야 하는건데..
그 사람에게 익숙해진다는 것 정말 무서운 건가봐요.
님의 글을 보니 아~ 그렇구나.. 하고 느꼈어요.
처음엔 이런 이상한 관계가, 이성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관계가 나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의 이기적이고 제 멋대로인 성격에 첨엔 너무 화가 났었는데, 이젠 화도 안나고 그러려니 하게돼요.
참 바보같죠..
이런 관계, 이런 느낌은 나다운게 아니라고...!!!
소리쳐 보지만, 내가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네요.
벗어나려해도 잊어보려해도 자꾸만 그에게로 향해 있는 내 마음..
나 그 사람과 만나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 사람에게 더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매일 다짐하고 잔적도 있었는데..
참 바보같죠.. 이런 내 모습..
나 답지 않죠..
나 싫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 나 다운건데..
세상엔 이성으로 안되는게 있나봐요..
이런 나 과연 바보일까?

님도 힘내시고, 빨리 마음 정리 하시길..^^
그래도 난 이제 그에게 예전처럼 집착은 안해요. 그래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아직도 그의 생각은 하지만..
님도 님을 위한 일을 찾고, 님 자신에게 집중해보세요.
그럼 조금은 편안해 질거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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