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 전。(이젠 놓아줘..)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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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지? " 낯익은 번호였음에도 난 잠시동안 누구인지 생각하려고 애썼다. 그리곤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또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 그사람이다. 별다른 말은 생각지도 못한채 난 짧은 대답만을 하고 있었고 상대방 역시 일정한 거리를 사이에두고 안부를 물어왔다. " 니가 나한테 전화 했었니? " 결론은 그거였다. 누군가가 그사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었나보다. 그리고 누군지 알수없음에 답답했는지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 그게 나인지를 묻고있는 거였다. 난 그날 이후로 그사람에게 연락할 생각을 한번도 한적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말에 처음엔 아팠고.. 울었고.. 나중엔 아주 엉뚱하게도, 내가 자꾸만 혼란스러워 하니까.. 매달리고 그러니까... ..그게 싫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해버린게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누가 뭐래도 내 기준은 그랬다. 그사람을 향해있던 마음을 추스리기엔 아주 충분한 조건이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건. 그런 모습도 처음이었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모습도 처음이었다. 그렇게. ..그말은 나에게 의미가 컸고 그렇게 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억이란것도 참 우스운게 내가 그사람의 전화번호를 보고 한참동안 누구인지 못알아 봤다는것만 보더라도.. 어른들의 말대로 시간이 약이라는건.. 사실이지 싶다. " 안했는데.. " 내 목소리가 떨리는지 알수가 없었지만 손이 떨리는건 느껴졌다. 그사람의 목소리가 또다시 날 붙들고 마구 흔들어댄다. " 어디니? " " 집이야. " " 뭐하니? " " 음악들어. " " 일은 안해? " " 응 당분간은. 11월에.. " " 11월에 뭐? " " 좀 멀리가. " " 멀리 어딜? 놀러가니? " " 아니. " 미안하다고 잘지내라며 전화를 끊는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마도 미안하다는건 전화건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에서 였을거다. 3분도채 되지않는 전화통화를 끝내고 다시 내방까지 오면서. .. 귀가 윙윙거리는게 아무것도 들리지가 않았다. 왜.. 왜 아직도 목소리에 가슴이 설레는거야.. 왜이렇게 반갑고.. 좋은건지. 다시 울고말았다. 그렇게 꾹꾹참으면서 버텨왔던 일주일이란 시간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다. 그사람은 알지 못한다. 누구나 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원한다는걸. 내가 그랬고. 그사람이 그랬고. 그사람의 그녀가 그럴지도 모른다는걸. 내가 돌아서서 울고있다는 것도 모른다. 아무런 의도없이 걸려온 전화에 이렇게 울고있는지 모른다. 한없이 초라해지는 나를 보면서도 반가움에 울고있는 나를. 그사람은 모른다. 행복하게 사는 왕자가 궁금해도 용은 볼수 없었습니다. 한없이 약해진 날개로는.. 날수가 없었으니까요. 내 날개는.. 부러진지 오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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