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사랑해도 돼나...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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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잘 못한다. 누가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사랑은 좀 귀찮다고 생각한다. 4년간 애인 있는 남자를 사랑했다. 근데 그 남자는 다른 여자랑 결혼했다. 그래서 더더욱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데 쏟아붓는 에너지와 열정을 내 발전을 위해 투자하고 싶었다. 사랑 따윈 생각 않고 일만 열심히 하며 살려고 했다. 좀 심심하긴 하겠지만 마음은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와 마음을 들쑤셔 놓았다. 아직까지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고 믿고 싶다. 예상치 못한 감정의 동요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너무나 오랫만에 느껴보는 이 느낌. 가슴이 두근거리고 텅 비어버린 것 같으면서도 설레이는 이 미묘하고 신기로운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오늘의 운세란에서 '새로운 인연이 생긴다'라는 글귀를 발견한 날. 나는 그와 단둘이 대면했다. 그 2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세상이 정지하고 우리 둘만 숨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의 눈에서 애정이 뿜어나오는 것 같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가슴이 꽉 찬 느낌으로 하루를 보냈다. 하루 종일 공중에 떠 다니는 느낌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 나 자신을 던지고 싶어졌다. 이제 사랑이 두렵지 않을 것 같았다. 세상이 다시 따사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행복감에 겨워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나는 생각한다. 나는 바보임에 틀림없다고... 그는 유부남이고 나이도 나보다 20살 가량 많다. 왜 이런 사실이 그동안 내 감정을 방해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불가능한 사랑을 꿈꾸었을까. 벼라별 생각이 다 든다. 사랑의 도피는 어떨까? 하지만 난 용기가 없다. 내 사랑이 힘든 것일까 아님 힘든 사랑만 찾는 것일까?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런 사람만 사랑하라는 법이 어디 있을까? 오늘 하루는 내내 슬픈 그림자가 내 방 가득 드리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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