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생각하니..   미정
 잔뜩 찌푸린 날씨..꼭 내 표정 같다... hit : 170 , 2003-07-02 02:10 (수)

왜 또 전화기를 보니....
왜 그 사진을 다시 꺼냈니...

왜 또 멍해졌니...
닮은 뒷모습을 봤니...



왜 너를 버린 사람...잊지 못...하니..







난 둔하다.


눈치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남들이 잘 모르는 일은 쉽게 알아채는 대신.
남들이 당연하게 다 아는 것은 잘 모르는 벌을 받았나보다.


핸드폰을 사고나서 한동안은.
진동을 느끼지 못해서.
하루에도 몇 통의 전화를 놓치기 일쑤였고.
문자 역시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답을 주는 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너무나도 바보 같아....


아침에 일어나면.
혹 자고 있는 동안 전화나 문자가 왔었는지 꼭 확인하고.

오지도 않은 문자가 온 것 같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액정을 들여다 보게 돼.

괜히 진동 소리가 방 어딘가에서 들린 것만 같고.
진동소리가 들리면 내가 방 구석에 쳐박아둔 핸드폰을 찾느라.
난리법썩을 떨어.

그리고......

그게 다른 사람에게서 온 문자라는 걸 알게 되면.
그냥....피식 웃어버려.



나는 그래...

너한테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기를..
네가 나 같은 건 깨끗히 잊어버리기를 바라는...

내가 그래......





넌 꼭 행복..해야 돼....?
-  왜 또 생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