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가... │ Piece of memor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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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각... 잘 짜여진 평소 스케쥴처럼 집에 들어와 잠든 엄마 모습 한 번 보고... 내 방으로 와 불을 켜고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가 스스로 초기동작을 하는 동안... 잽싸게 윗도리를 벗고 아랫도리를 벗고 양말을 벗고... 세탁할 것은 세탁기에 넣고 지갑이랑 백은 옷장에 넣는다...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들고 물을 틀고... 물이 따스해질 때까지 거울을 본다... 여기까진 정말 평소와 같다... 그런데... 오늘은 유달리 거울보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며칠 쉬긴 했지만... 요즘들어 너무나 혹사시킨 내 몸의 변화에 느껴지는 큰 놀라움... 전보다 마른 몸... 근육이라고는 어느새 자취를 감춘 것 같아보이고... 피부 역시 지쳤는 지 눈 밑에 다크써클이 진해진 것도 같다... 잇몸도 모르는새 약해진 걸 느끼게 되고... 손톱 끝도 상처가 많아져있다... 정말 싫다... 네시간 자고 일어나 스무시간 깨어있는 생활은 이제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서 그렇다치더라도... 늘 내 삶의 가치 중에 적어도 오할은 차지하는 여유... 그 여유란 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음에도 무감각해진 내가 너무 싫다.... 현실에 대한 타협이라고 가정해두고 다시금 생각을 해보니... 굳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내가 일을 관둔다면... 아마도 또다시 금전적으로 허덕이게 될테고...그럼 내게 '금전적인 여유'는 사라지게 된다... 지금 내게 너무도 부족한 '시간적인 여유'.... 그것과 '금전적인 여유' 둘 다를 누릴 수 있는 생활이 어디 없을까... 짧은 시간에 답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아니... 긴 시간을 생각해도 나올 것 같지 않다... 지금껏 이런 생활을 몇년간 하면서도 둘 다를 느껴보질 못했으니... 머리는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몸도 쓰면 쓸수록 발달한다는데... 과연 그럴까...궁금해진다.... 하긴.... 언젠가부터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일을...바로 내일의 일을 더 생각하는 나였는데... 달리 폼잡고 오늘은 달리 생각해봐야지 맘먹어봐야...될리가 없는데... 딱 내일....24시간 후까지만 큰 생각없이 지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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