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꾼 꿈들   카테고리가뭐야
  hit : 2717 , 2005-12-07 00:02 (수)


1. 우리가 이사오기 전의 집인듯한 곳에 모든 식구들이 한방에 있었다.

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알고 있었다.

커다란 위험이 곧 닥치는 걸.

난 우리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긴장했다.

그리고 적이 닥칠 창문을 노려봤다.

밧줄에 매달린 채로 위에서 내려오던 적은 손에 커다란 연발총을 들고 있었다.

그는 우리 가족의 화목을 질투하고 미워했다.

그가 앙심에 찬 표정으로 까만 쇳덩이 하나를 안방으로 던졌다.

내 손위로 떨어진 그 쇳덩이를 받았다.

째깍째깍 소리가 들렸다.

적어도 5초안에 이 쇳덩어리를 창밖으로 되던져야 했다.

그 타이밍이 늦어도 빨라도 위험하다.

그건 수류탄이었기 때문이다.

적은 폭탄을 던져놓고 밧줄에 의지해 빠르게 내려갔다.

그 폭탄을 밖으로 던지려고 하는데 갑자기 창문이 너무 작아보였다.

그리고 내 팔이 손쉽게 꺽이지 않아 잘못하면 방안으로 떨어뜨릴것같은 상황이었다.

최선을 다해 돌팔매질을 해보지만 영 팔근육이 뻣뻣하고 잘 안움직인다.

좁은 창문 틈으로 수류탄이 넘어갔다.

엄청난 화염과 함께 폭발음이 창문 너머로 들어왔다.

난 가족들을 감싸고 몸을 굽힌뒤 얼른 그 곳을 빠져나왔다.

등뒤로 날아온 뜨거운 화염과 파편들이 날아들었지만 가족을 감싼 내 팔위로 해를 입히지 못했다.

마치 보호망안에 있는것 처럼 무서운 화염과 파편들이 우리 근처에서 힘을 잃었다.

그렇게 난 우리 가족을 무사히 구했다.



2. 갑작스런 기습 키스를 당했다.

난 너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녀석은 절대 그럴 녀석이 아녔기 때문이다.

그 녀석의 혀바닥이 입안으로 들어왔는데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소프트 아이스 크림처럼 달콤했다.

그렇게 말랑말랑 보드라운 느낌은 처음였다.

그리고 그 녀석이 입을 뗐는데도 말랑 말랑한 촉감이 입안에 그대로 돌고 있었다.

입안에 연하게 사르르 녹는 찹쌀떡이 남겨져 있었다.

그 녀석이 입으로 전해준거다.

그 녀석 태지를 쳐다봤다.

얄밉게 웃고 있었다.

나 꿈에 태지랑 키스했당당당당...



3. 네모난 땅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네모난 땅이 인류의 전체는 아닐텐데 그것이 인류의 모든 것이었다.

네모난 땅은 그다지 크지도 대단하지도 않았다.

원시적인 토양 그대로인 그 곳에 원시적인 사람들이 원시적으로 살고 있었다.

하늘에서 명령이 내려졌다.

그들은 모두 사형당해야만 했다.

사형장 망나니를 쳐다봤다.

20대 중후반의 덩치 좋은 청년였다.

슬프고 담담해뵈는 표정에 무뚝뚝한 기운이 느껴졌다.

머리는 길러서 허리까지 오고 검은 티셔츠에 검은 진을 입은것이 데스메탈그룹에서 기타를 칠거 같이 생겼다.

그러나 그의 손엔 기타 대신 커다란 망나니 칼이 들려있었다.

난 마지막까지 살아보기 위해 그 청년에게 회유하기 시작했다.

꼭 죽여야 할까.

몰래 숨겨두며 안될까.

그런다고 큰 일이 생길까?

그러나 청년의 슬픈 표정엔 단호함이 베어있었다.

그는 늘 충성했고 충직했으며 명령을 어겨본적이 없다.

난 가만히 생각했다.

청년을 바꾸는건 불가능하다 그럼 하늘은 ...?

하늘의 뜻을 바꾸는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왜 첫 참수자가 나여야 하는가.

마지막까지 꾀를 내기 위해 나를 조금 나중에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사람들은 마치 사람의 언어를 못알아듣는 호모사피엔스처럼 그저 고릴라 처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 청 마저도 그는 거절했다.

사람들이 다 죽어가는걸 보고 괴롭게 죽느니 차라리 싫은 꼴 보지 말고 편하게 먼저 죽으라고 권했다.

그에게 악한 마음과 죽이는걸 즐기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는 슬퍼하고 있었다.

그는 임무를 다 완성한 후 가장 마지막에 죽을 사람이다.

그도 그런 모든 운명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을 돌아봤다.

그 사람들 목이 다 잘려 나가고 그 목이 뒹글며 피더미위에 엉켜 있는걸 볼 엄두가 없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왜 이 사람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했을까를 곱씹었다.

그래..하나님은 선한 분이니까 죽어서도 다른 뜻이 있어서일꺼야.

여기서 이렇게 죽는건 아깝지만 죽어서의 삶을 믿어주는게 하나님에 대한 내 몫이라고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죽기로 결심했다.



난 단칼에 안아프게 잘라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목뒤가 근질근질 거리는거 처럼 욱신거렸다.

차가운 칼이 내 목뒤를 내리칠때 내가 그 느낌을 조금이라도 느낄 가능성과 시간을 생각해보니 목이 죄여오는것 처럼 무서웠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근육이 경직되는것 같았다.

다시 사람들을 둘러봤다.

네모난 땅위에 곧 어리석은 시체들이 뒹굴게 될 것이다.
깔깔마녀  05.12.13 이글의 답글달기

디케이님 일기 정말 오랫만이네요..
언제 읽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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