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정
  hit : 140 , 2001-03-18 20:52 (일)
누구나 한번쯤 영화같은 사랑을 한번씩은 꿈꿔 보겠지?
나한테도 그런 사랑이 있다..
평소 외모에 자신이 없었던 나는...
동성 관계는 아주 원만했지만..
이성 관계에서는 잼병이었다..
그러다 그녀를 만난건...채팅창...
이성을 만나기는 두렵고..이성은 그립고..
그러다가 빠져든게 채팅이었다..
모 사이트 채팅창에서 그녀를 만났다..
말솜씨 하나로 거짓말을 해가며 여자를 꼬셔온 나...
그녀를 만나기로 했다..
여러 채팅창에서 수십명의 여자와 채팅을 하고 만날 약속을 했지만..
직접 만난적은 없었다..
그녀 역시 다른 여자들처럼 만날 약속만 하고 안나갈 생각이었다..
그녀는 나보다 연상이었는데..
애인이 있다고 했다..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나......
그녀와 만날 약속을 했다..
나갈까 말까..
고심끝에..
채팅창에서도 느낄수있는 그녀의 편안함에 끌려 용기를 내어 칭구와 함께 나가보았다..
그녀는 별로 이뿌지도 않았다..그게 나한텐 더 매력이었을지도..
부담감없이...
이성이 나한테 조금의 관심만 보여줘도 흠뻑 빠져들던 나는 그녀에게 흠뻑 빠졌다..
그녀는 정말 나를 동생처럼 아껴주었다..
그녀의 애인도 나를 동생처럼..
나는 그녀의 애인에게 질투가 났지만..내색할순 없는 일이었다..
그녀에게 조금더 붙어있으려면..
그런 내색 해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고...더없이 친하게 지내던 날들이 흘러갔다..
그런데 갑자기...그녀의 애인이 죄를범해 교도소에 들어갔단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그녀의 애인은 전과도 많고...그녀와 교제하던 기간에도 다른 여자와 어울려 놀았던게 밝혀졌다..
그녀는 말로 할수없는 배신감을 느꼈고..
나도 겉으로는 동조하는듯 했지만...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녀는 매우 힘들어 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나는 물심양면으로 그와 그녀를 돕는척했다..
사실 내키진 않았지만..
그녀를 보려면..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만했다..
그녀는 죽고싶단 말을 가끔 하곤 했었다..
물론 나도 죽고싶었던 적이 많다..
겁이 많아서 그런지 시도는 한번도 못해봤다..
그녀는 지금 이시간에도 죽을 마음을 품고 있을것이다..
나또한 그렇다..
이번은 예전처럼 겁이 나거나 하지 않는다..
그녀가 죽으면...나또한 죽는다는거..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된다..
옛날부터 법으로 정해놓은것처럼..
나도 당연히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담담하게 한다..
나에게 참으로 많은걸 가르쳐준 그녀..
사랑을 알게 해주었고...아픔을 알게해주었으며...
배신감의 처절함까지도 가르쳐주었던 그녀..
그녀가 죽는날...나도 그녀를 따라 죽을것이다..
정말이지 감사하며 죽을것이다..
그녀를 만나게해준 하늘에 감사하며...여태 나를 돌보아주고 사랑해주었던 가족과 친지들에게 감사하며..
나를 이토록 사랑하게 만든 그녀에게 감사하며..
그렇게 아름답게 죽을것이다..
내일이면 그녀에게 달려가볼것이다..
그녀의 의견을 듣고...
그녀가 결심한다면...
나도 그 결심을 따를것이다..
조금의 후회도 없다..
가족들이 조금 눈에 밟히지만...
막상 이러니깐 눈물이 난다..
그렇다고 약해질순 없다..
이미 결심 했거든...
그녀를....그녀를 정말이지 사랑한다..
이런게 사랑이란걸...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했던 내가 참으로 한심스럽기도 하다..
그리고...그리고....나보다 그를 먼저 그녀에게 소개한...하늘에게도 조금 섭섭하다..
그녀를 정말이지 아껴주고 사랑해줄 사람은 나인데....
왜 그녀에게 그를 먼저 만나게 했나요...
하늘이여...우리 다음 세상에 태어난다면...
나는 멋진 개로....그녀는 그 개의 주인으로...
그렇게 환생시켜 주소서...
다음 생에 그녀와 인연이 된다면...
다시금 그녀를 위해 모든걸 버리고...죽을때까지 그녀만을 위해 살다 가겠습니다..
정말이지...그녀를 사랑합니다..

이게 유서가 되겠군요...그녀가 죽는다면 말이죠...
이렇게라도 유서를 남긴다니...기쁠겁니다..죽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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