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날 지워라 │ 2001 | |||
|
나는 소나무가 아니다. 일년 내내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아니다. 사람인 이상 살아가면서 변하는 건 당연한 거다. 푸른 소나무조차 거센 바람에 휘어지고 굽어져 자란다. 나는 사람인데....휘어지고 굽어지는 것보다 더한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사람이기에 외적인 변화보다 내적인 변화가 더 크다. 굽어진 나무를 다시 펼 수가 있다고 생각하나? 노인의 굽은 등을 다시 젊은이처럼 반듯한 허리로 되돌려 놓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 받아들이는 거다. 내가 내게 닥쳐온 변화를 받아들였듯이....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거다. 말했지만 니가 내게 실망한 것보다 나는 내자신에게 더욱 실망했다. 내가 차가워졌다고? 어려운 말로 냉소적이라고 하자 니가 화내는 거....이해는 할 수 있다..하지만 화낸다고 수가 생기는 게 아니다. 그랬으면 변하지도 않았다. ....사는게 뭔지 조금 알아버리고 나니 삶에 의욕이 없어진거다. 인생이란 별거 아닌거.. 스물한살....적어도 지금은.. 말했다..지금이라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의 물결이 다가올지 모른다.. 나는 그때마다 변할 거고 넌 또 다시 잡으려 할지 모른다. 니 맘대로 나를 바꾸거나 혹은 정지시키려 하지 마라 나는 내가 만들어간다. 니 속에 날 집어넣지 마라 깨끗이 비워라 네 소프트웨어의 한 부분을 차지할 만한 프로그램이 아니란 걸 니가 더 잘 알거다. 그리고 니가 화내야할 대상은 내가 아니라 아직도 내 그림자 속에서 허우적대는 너 자신일거다. 세상엔 우리가 만나야 할 많은 사람들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