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일상
  hit : 2447 , 2007-04-15 05:11 (일)
내가 우스개 소리로 하는 말. 약간 씁쓸히.

금연처럼 쉬운 일이 없다. 지금까지 수천번 금연해 보았다는 둥.
가끔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흡연은 일종의 자기 기만, 혹은 환상이라고 주장하는 '금연책'을 읽고
2년 정도 금연한 일이 있다.
그때, 여러 사람에게 금연을 권했던 기억이 있다. 바보같다.

이제, 정말 금연하고 싶다. 흡연은 분명 환상이 아니다. 생생한 살아있는 욕구다.
모든 욕구를 다 채울 수 없듯이,
흡연욕구도 금지할 수 있다.
근데, 왜지? 건강, 불결한 냄새, 비용, 스스로 나약하다는 자기 혐오감, 시간낭비...
이 모든 것을 다 이겨낼 수 있는 흡연의 욕구라면?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금연을 쉽게 하는 것을 본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알듯하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 더이상 자신의 내적 욕구는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강하게 욕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운다면, 사교를 위한 것일 뿐.
진정 담배의 욕구가 강하지는 않다.
가끔, 사람들과 어울릴 때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본다.
나도 몇년전부터, 집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뭔가 담배의 절실함이 묻어나오지 않는 흡연, 장식으로서의 흡연...

그렇다면, 이제 그만하자. 
가끔씩, 길거리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내가 부끄럽다. 꽁초를 슬그머니 길에 버리는 내가.
옆 사람이 얼굴을 찡그릴 때, 지하철을 타고 내 몸에서 담배냄새가 진하게 날 때,
입 안에서 나는 찌든 니코틴 냄새...

그래 그만하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옛날처럼 폼나는 것도 아니고.
cavatina  07.04.15 이글의 답글달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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