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을 먹고 큰 꿈을 품고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른 유학길.
처음과의 마음 가짐과 의욕은 모두 사라져버리고
유학이 일종의 나의 도피처가 되어버렸다.
나이가 든건지,
홀로 선 오랜 타지 생활에 지쳐버린건지,
게으르고 제멋대로인 내 생활 패턴이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다.
엄청난 학교 과제에 떠밀려 오다보니
마지막 학기가 되었고,
다음 주면 석사 학위를 받게 된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마치는 뿌듯함과
무엇엔가 떠밀려서 마치게 되는 이 찝찝함은
사뭇 다르다.
특히 남들이
아는 사람도 하나 없이 홀로 유학길에 올라
석사를 마친 다는 것을 높게 평가할 때에는
부끄러워 고개도 못들겠다.
물론 전혀 노력과 어려움 없이 이뤄낸 결과는 아니다.
힘든 고비를 많이 넘기고 견뎌내었다.
그렇지만 학교에 합격하고
한학기 두학기 자나면서
내 삶에서 보여지는 나태함과 게으름은
내 자신을 너무 못나게 만든다.
너무 지쳐버린 탓일까,,
학교를 벗어나면 다시 예전의 의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아무튼 나는 너무 지쳐있고 나약하다.
거울 속에 비치는 내 눈 코 입이
삐뚤빼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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