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n on Me 라는 노래를 가지고 토론을 했다.
평소에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환자가 입을 열었다.
모든 노래 가사가 맘에 와닿는다고,
얼굴이 약간 상기된 채로 하소연을 했다.
가끔 너무 고통스럽고 슬픔으로 가득찬다고,
하지만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그래서 맘 속에 담고 있는거라고,
자기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고,
하지만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은 없다고,
그냥 정신병자 취급을 해버릴 뿐이라고,
환자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그 감정들을
어루만져주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봐야하는데,
영어도 완벽하지 못하고 치료사로서 걸음마 단계인 나는
그 환자가 쏟아놓은 감정들을 성공적으로 validate 하지 못하고
그 환자는 이 말을 남기고 그룹을 떠났다.
"나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래서 이 노래에 대해서 토론하는데 앉아있을 이유가 없군요."
그 환자가 떠난 후에서야
다른 환자들의 감정들을 validate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그 복잡한 감정들을 풀어내었다.
세션이 끝나고 그 환자는 퇴원을 했다.
그가 꺼내놓은 그 감정들을 validate하지 못한 채 그는 상처를 안고 떠났다.
그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물론 숙련된 치료사가 되기 위해서 겪어야 할 과정이겠지만,
순간 나의 잘못된 판단이 상대방에게는 너무나도 큰 상처가 되진 않을까..
미안해요.
더 깊게 들어주지 못하고, 더 깊게 이해하지 못하고,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요.
날 믿고 꺼내놓은 그 마음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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