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책갈피
  hit : 2214 , 2008-08-07 01:02 (목)
나는 말을 줍고 다니는 사람, 나는 나의 수집가, 나는 나를 찌푸린 눈으로 보는 나에게 가장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말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호프집에서 오줌보를 붙든 채 상체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나는 스스로 조금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내 앞사람이나 옆사람도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사실에 불쾌해지는 사람이다. 

나는 나의 첫사랑. 나는 내가 읽지 않은 필독도서, 나는 나의 죄인 적 없으나 벌이 된 사람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인터넷 대화창 앞에서 오줌보를 붙든 채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 그러나 내가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결국 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달려라아비/김애란
   기억의 자리 /나희덕 09/03/26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09/03/26
   새의 선물/은희경 08/09/17
-  영원한 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