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졸업식을 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오늘 있던 일, 오늘 생각한 모든 것들, 오늘 느낀 마음들을 한꺼번에 쭈욱 글로 적어내려간다는 게 정말 불가능해 보입니다. 특히나 오늘은요.. 특별한 오늘, 내 생각과 마음은 이랬어요.. 하면서 이 곳에 오늘의 내 마음을 한움큼 올려두고 싶네요.. 좋지만 너무 좋지만은 않은 기분.. 반갑지만 너무 반갑지만은 않은 기분.. 이 날을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말로 형용못할 무언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지만 그 고맙단 말 한마디에는 모두 담아내지 못할 내 마음들.. 제가 잘 해온 걸까요.. 적어도 08년, 대학생활의 마지막 해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하나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이 바보가.. 이런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그 햇살같은 친구는 알고 있을까요.. 기뻐할까요.. 아니면 어떨까요.. 난 이상하게 왠지 미안한 마음도 살짝..
어쨋든, 오늘은 그토록 기다렸던 대학졸업식을 하고 오는 길입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시원섭섭하다는 게 가장 내 마음을 많이 담아낼 수 있겠네요.. 그 동안 지내던 우리 대학교 친구들은 모두 사회 어디론가 각자 큰 일을 하러 나가겠지요 경제는 힘들다지만 오늘만큼은 기쁜 마음으로 새출발을 해야겠어요 마주치는 익숙한 얼굴들마다 와~ 잘 지내? 안녕~ 안녕~ 하지만 오늘 말하는 안녕 이 말만큼은 진짜 안녕이네요.. 앞으로 숱하게 오가며 만나던 학교길을 떠나게 되면 또 언제나 볼런지.. 정말 아쉬워 죽을 것 같아요.. 난 오늘처럼 아쉽고.. 알고 지낸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두리번 거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 대학 생활이 정말 이제 살맛 나려고 했는데.. 저기도 아는 사람, 저기도 아는 사람.. 난 이 사람 저 사람 다 만나서 안부 묻고 꼭, 다시 꼭 보자고 서로 다짐하면서 헤어지고 싶은데.. 점심은 왜 먹어야 되는지..ㅎㅎ 그러다보니 오늘 과단체 사진을 못찍었네요.. 정신없이 타과 친구들만 챙기고 얼굴보고 다니느라.. 정작 우리학과 친구들은 반밖에 못봤네요 아마 동문회에서 다시 볼 수 있겠죠..ㅎㅎ
오늘 졸업식이 끝나.. 진로의 연장선으로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지 않는 한 난 이제 학생이 절대 아니게 됐다.. 이제 뒤에서 학생~ 하고 부르면 난 그 사람을 아니꼽게 쳐다봐야 한다ㅎㅎ 난 학생 아닌 어른인데 학생이라고 불렀으니까..; 오늘에서야 어른.. 이라는 말이 진짜 실감난다. 성인의 권리를 붙여준 20대가 아직은 학생이라는 특권에 조금은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면 오늘부터는 정말 내 할일을 찾고 그 책임을 지는 주체적인 본인이 되어야지.. 얼마 후면 사랑도 찾고.. 직장도 찾고.. 결혼해 가정을 꾸려가는.. 행복한 우리 가정을 책임지는 내가 되어있겠지 완전 어색하지만..ㅎ 이런 훗날이 나쁜 건 아니지만 다만 아쉬울 뿐..
그래도 그 분처럼 희망과 행복만을 품으면서 다가올 시간들을 맞이한다면 전혀 아쉬울 필요 없는 과거는 미소지을 추억이 되고 앞으로 지낼 선물같은 시간들은 반짝이는 아름다움만 가득하리라..
진심으로 정말 고마웠어. 모두. 우리들 다시 꼭 만나리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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