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공경 │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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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갔다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던 길에 생겨난 일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 때 난 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내일만날 약속에 대해서...) 그런데 갑자기 뒤에 계시던 할머니가 들고있던 짐으로 내 엉덩이 부분을 치셨다. 한 60대 초반쯤으로 보였다.... 원래 그러면 누구나 한번쯤 뒤돌아 보기 마련이니까 통화를 하면서 멀뚱멀뚱 할머니쪽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 아가씨 내가 무거워서 그러는데 짐좀들어줘" 하시는게 아닌가.. (오늘은 내 가방이 제일로 무거웠던 날이다. 양손은 놀고있었지만 양어깨에는 짐이 한가득이었다. 한쪽에는 제도통이, 한쪽엔 가방을 맸는데 가방안에는 파레트와 각종 붓, 화구들이 잔뜩들어있었고 게다가 컬러리스트 시험 준비한답시고 책가지 챙겨서 안그래도 어깨가 무거웠다.) 얼떨결에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짐을 들어드리게 되었다. 솔직히 난 내가 짐이 많아서 한쪽정도는 같이 들어주실 줄 알았는데, (내짐이아니니까.ㅠㅠ그리고나도짐있는데....) 본인은 조그마한 쌈지백만 매고 한참을 앞에나서서 걸어가셨다. 아...........정말이지 엄청나게 무거웠다..... 게다가 반찬통.....-_-........ 그럼 보폭이라도 맞춰주시지....아 진짜 내가 무슨 노새도 아니고 짐꾼도 아니고...내 짐도 아닌데.... 짐이 이정도로 무거우셨으면 택시라도 타시지 가까운 거리라서 안타셨다면서.... 솔직히 택시타도 기본요금밖에 안나오는데, 이렇게 지나가는 행인을 가혹하게 부려먹을 수가 있을까.... 같은 여성이고, 내가 짐이 없는것도 아닌데..... 10분정도 들어드리고서야 우리집 방향이 나와 저는 반대방향이라고 말씀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생각할 수록 화가 났다. 길가는 노인분을 도와드릴 순 있다. - 그치만 처음부터 나에게 하는 행동 모두가 너무나도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아가씨라고 부르고 부탁을 하는게 아니라,짐으로 먼저 내 엉덩이를 쳐서 뒤돌아 보게 되었고, 상당히 기분나빴다. 내 짐도 아닌데 보폭도 안맞추어 주셔서 무작정 따라가게 되었고, 무거운 짐은 비닐봉지에 들어있어서 집에 도착해도 자국이 남아있더라....오늘 뭐한건가 싶다. 멍청한 노새가 된 기분이다.. 최근에 지하철에서 보게 된 지하철의 50대 후반 아저씨 친구와 지하철을 탔다. 우리는 서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착석해서, 그렇게 붐비지 않는 지하철 안이었다. 그러던 중 자리가 하나 나게 되었다. 직장인 여성처럼 보이는 분이 힐을신고 서있었다. 그러다가 자기 앞 사람이 내리게 되어서 여성분이 앉으려고 하다가, 바로 옆에 계신 50대 후반의 아저씨에게 앉으시라고 착석을 권유했다. 50대 후반 아저씨의 친구는 아저씨와 마주보며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50대 후반의 아저씨는 괜찮다고 아가씨 앉으라며 훈훈한 미소를 지으셨다. 그래도 한사코 아가씨가 거부하자 자긴 아직 젊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가씨는 자리에 앉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아저씨가 한 말이 가관이었다. "아가씨" "네??" " 나는 말이야.... 솔직히 젊은사람들이 (지하철) 자리에 앉아있으면 좀 한심해 보여." 라고 말씀하시는게 아닌가 -_-.... 여자는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고 , 챙피해 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자마자 내친구와 나는 분개했다. 분명 자리 양보를 했었고 본인이 한사코 거부하여 앉게 된 건데, 대놓고 사람에게 그런 말이나 퍼붓고, 무안을 주는 이유는 왜일까?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는게 뭐가 한심하다는건지 대체 모르겠다. 물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있으면 자리 양보도 하겠지만, 이 나라의 20 30대들은 후에 50 60대의 안락한 삶을 위하여 그 누구보다도 피곤하고 힘들게 일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출퇴근 지하철은 만원이고 항상 피곤하고, 자고있고, 앉아있는 풍경이 많다. 자리에 앉아가지 않으면 하루종일 고단했던 몸을 지탱하기가 힘드니까 그런건데..... 오히려 더 힘든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지는 못할망정 , 자리를 양보한 아가씨에게 뭐라고 하다니.... 한심하다 라는 단어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지........ 분명 장애인석 노약자석 구분은 되어있고, 노인공경 사상도 널리 퍼져있다. 노약자석이 아니라도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 역시 많다. 지하철에 있던 수백개의 눈알들이 한심하다는 한마디에 쏠려있었던 것을 그 아저씨는 알까? 따지고 보면 정당한 돈을 내고 젊은이들은 지하철을 타고, 분명 앉아서 갈 권리가 있는 법인데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할 자격이나 있을까? 아.... 어른답지 못한 어른때문에 화가나고 , 진정한 노인공경이 뭔지 모호해지는 경계선 때문에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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