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트리 │ 2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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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종일 뒹굴뒹굴거렸다 이건 마치 굴러다닐수록 몸이 좀 더 잘 굴러다닐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느라 허리둘레가 늘어난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오늘까지 늘어져있다간 빵 터지기 직전의 공처럼 될 거 같아 갑자기 밥을 먹고 방 구조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여닫이식 서랍장을 치워낸 벽에는 탁한 진록색의 곰팡이들이 세를 들어와있다. 그것두 커다란 곰팡이 나무처럼. 아랫변을 크게 자리잡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게 마치 철지난 트리같기도 하다. 나중에 이 집 뛰쳐나가고 싶을 때 망설이지 않도록 사진을찍어두었다. 오늘 아는 오빠가 지난번의 자기 연락을 받지 못했냐고 물었다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 남자친구 있는데.. 그 얘기 하고 뒤에 나 진짜 남자친구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다. 모르겠다 내 마음도 곰팡이트리처럼 아주 못생겨져 간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사람이 내게 애정을 갖고 만나는지에 관해 그 사람의 행동에서 의구심을 가졌고 그것 때문에 나는 많은 시간을 고민했고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지도 않고 이 상황을 그 사람과 얘기해보기로 했다 주변에서 여러 사람들이 이건 아니라고 말한다 힘듦을 덜기 위해 내가 했던 말들이 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조금 더 객관화되어 내게 돌아온다. 난 그저 내 감정을 털어놓고 내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도록 주변사람들의 에너지를 받고 싶었다... 분명히 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행복한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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