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이다.'
이 말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줄 안다. 하긴 서로가 필요한 시기에 눈앞에 '짠' 하고 나타난다면 그야말로 '굿 타이밍', 거기에 결혼까지 쭉 간다면 말 그대로 '사랑은 타이밍'일 수 밖에 없는 것. 그런데 한번은 남자친구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게 어딨냐? 서로가 정말 사랑하니까 결혼까지 하게 되는거지."
사랑하니까 서로에게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타이밍에 만났기에 사랑 할 수 있었다?
무엇이 답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 끝에 난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렸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인연이다.'
둘 다 맞다고 하고 싶다. 서로가 정말 사랑하니까 서로에게 굳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정말 때 맞춰 나타난 상대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 결국 인연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좋은 때에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정말 사랑했던 사람 따로, 결혼하는 사람이 따로인 경우에는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나 같은 경우는 이러하다. 난 지금의 남자친구를 2006년 부터 알 기회가 있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순간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가 어학연수를 가기 전인 2008년 초에 서로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또다시 아무 느낌 없이 그렇게 1년여를 지나 우연히 친해진 동생의 주선으로 서로가 문자를 주고 받게 되었는데 그것을 계기로 결혼날을 100일 앞둔 지금의 시점까지 오게 된 것이다.
가끔 생각해본다. 2006년에 그런 기회가 나에게 왔더라면, 그래서 이사람과 그때 연인이 되었다면 과연 지금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고. 아마 스쳐가는 인연으로 기억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사람은 여자에게 서툰 남자, 그리고 나는 남자에게 밑도 끝도 없이 사랑을 요구하던 철부지 어린애였으니 말이다.
서로가 조금은 성숙해진 어느 날,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결국 인연인 사람들은 만나게 되어 있다- 라는 말, 그래서 나는 믿는다.
좋은 타이밍에 만나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길을 돌아 지금 여기에 서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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