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의 저자이자 자칭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인 김정운 교수가 얼마전 한겨레 칼럼에서 소개한 닭살 멘트를 드디어 써먹었다.
(무뚝뚝하게) 소연씨. 얼굴에 뭐 묻었네?
(당황하며) 어머. 뭐가요?
(빙긋이 웃으며) 아름다움이...
손발이 오그라든다며 낄낄거리는 박소연 대리와 함께 모처럼 웃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읽고 삘을 받은이래 난 김정운 교수의 열렬한 팬이다
김정운 교수는 자신의 친구들이 던지는 이런 닭살 멘트가 옛날 시골다방에서 쌍화차 한잔 시켜 놓고 어떻게든 ‘레지 아가씨’의 손 한번 만져보려던 할아버지들의 모습과 뭐가 다르나며 <늙어 보이면 지는 거다>라고 말한다.
[김정운의 남자에게] 늙어보이면 지는거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39944.html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마음이 늙으면 지는 거다>
하여, 사무엘 울만이 78살에 썼다는 시 <청춘>을 다시 읽어본다.
청춘이란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雪)에 덮이고 바탄의 얼음(氷)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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