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는 참 잠에 약하다 │ 남편의 女, 아내의 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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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부터 잠 속에 빠져든 남편은 7시간 째 꿈 속을 헤매고 있다. 원래 잠이 많은 사람은 아닌데, 한 번 졸리기 시작하면 대책이 안 서는 사람. 운전 중에도 그냥 눈 감고 자버리는 사람. 덕분에 사고도 한 번 났었지... 지금 시점에서 딱히 불만은 없다. 가끔 남편이란 작자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질 때 속이 좀 상할 뿐... 하지만 남편도 일부러 일찍 자고 싶어 저러는 건 아니니까. 우리 연애 할 땐 어땠지? 데이트 할 땐 뭐 하면서 놀았나? 얼마 되지 않은 것들인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그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데이트를 한 건데 늘 함께 있게 된 지금은 오히려 데이트를 그리워 하고 있다니... 자꾸 생각들이 새끼를 친다. 이것들이 누구 허락 받고 엄한 짓을 해! 잠에 대한 이야기만 쓰자고. 오케이? 어쨌든, 내남편은 잠에 약하다. 그것이 안쓰러울 때도 있고, 한편으론 자기관리 부분에서 조금 걱정스러울 때도 있다. 선천적인거라 고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사를 가지 않는 주말엔 상당히 빨빨하다. 심리적인 문제였나? 초딩 같다.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에 더 일찍 일어나는 초등학생... 풋. 내가 저 버릇을 고쳐 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은 생각 만큼 쉽게 변할 수 있는 동물이 아니기에. 다만 기록해 놓고 싶었다. 내남자가 지금은 어떻고, 또 훗날은 어떨지... 나중에 이 일기를 보게 되면 내가 어떤 표정으로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일기를 쓰다 보니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긴다. 나중에 실망 해도 좋다. 기대하는 지금 순간, 조금 설레였으니까. 실망하면 그 나름대로 또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겠지. 그러니까 이대로도 충분히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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