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학교 상담실에서 정기 심리 검사가 있었다. 친구들이랑 가서 나는 MMPI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다음주 목요일에 나온다. 조금은 걱정이 된다. 너무 솔직하게 검사에 응했나. 이상한 애로 보면 어떡하나. 꽤나 우울하게 나올 것 같은데.
아무튼지 나는 인생의 행복을 맛보다가도 금새 다시 가라앉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으니, 다른 사소한 문제가 해결되어 아무리 행복하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가 다시 빼꼼 고개를 내밀면 '아이구'하면서 다시 그 문제에 골몰하게 되는 걸. 그리고 다시 어두워지는 거지.
확 잘라버리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는 내 머리카락처럼 걸리적거리는 녀석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 없던 일로 할 수도 없고, 무시하자니 나한테 미치는 영향력이 꽤 크고. 아놔-
아무튼 오늘은 조금 피곤하다. 어제 렌즈를 하루 종일 끼고 있어서 눈도 피곤하고, 친구 생일 선물 고르느라고 한 시간 동안이나 돌아다녔더니 몸도 피곤하고. 이제 곧 있음 시험이라서 시험 공부도 해야 하는데-
아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랄라였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버렸어, 힝. 뭐 그래도 그 샤랄라가 한 번 있었던 것만 해도 어디야. 금새 또 찾아오겠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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