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의 고양이.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론이다. 밀폐된 상자 속에 1시간에 50%의 확률로 독극물이 방출되는 장치를 걸어두면 한시간 후 상자속에는 살아있는 고양이와 죽어있는 고양이가 양립해있다는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이론..
스티븐 호킹 박사가 누군가 내게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면, 총으로 쏴 버리겠다고 했을 정도로 난해하지만 일반인들도 익히 들어보았을 정도로 친숙한 녀석이다.
뭐 이론이 어찌 되었든.. 오늘 새벽, 왠지 모르게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생각 났다.
그냥 생각 났다.
예전부터 그러긴 했지만 봄을 타기 시작하는 건지 요즘 부쩍 고양이 한마리 기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 했다. 하지만 내 월급봉투는 고양이가 들어와 살기엔 너무 비좁았기에 포기하다시피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 때문에 떠오른건 아닐까..
무슨 생각이었는지 방안을 굴러다니는 상자에 고양이 모양의 조미료통을 집어넣었다. 테잎으로 밀봉하고 싸인펜으로 슈뢰딩거라고 대충 휘갈겨 썻다.
이제 이 상자 안에는 조미료통 그대로인 고양이와 진짜 고양이로 변한 조미료통이 양립하게 되었다. 라는 정신나간 소리를 웅얼거리기까지 했던 것 같다. 아니, 생각만 했던가..?
남들이 보면 수근거릴 행동이지만 정신나간 행동인걸 인지하고 있으니 난 정상인인게 분명하다. 자신은 없지만 아마 그럴것이다.
잠에서 깨 상자를 바라보다, '어느날 바시락바시락 하는 소리가 나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오늘 오랫만에 지방에 있는 집에 내려가기로 전화를 넣어두었는데, 그냥 아프다고하고 안가는게 나으려나 싶다.
콧물이 나는게 정말 아픈 것 같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