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New Dawn - Vol.3   Brand New Dawn
  hit : 1939 , 2012-01-03 07:12 (화)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보냈다.


한동안 잠을 못자서인지 일을 하다 졸았다 깨기를 반복하던 찰나


녀석에게 물어봐야할 것이 생겨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그렇게 평범한 대화를 나누고 현대문명의 발전에 감사했다.


오늘 문득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라는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중2병 환자인 나라는 인간에게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였다.


그렇게 혼자 멍해져서 창문밖을 내다보다










졸았다.


참 답이 없는 녀석이다. 나란 녀석.


그렇게 간신히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차안에서 전화가 올때의 진동을 느꼈다.


헤어진 연인이였다.


알기 쉽게 잘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이 온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다시 싸움을 하고 있는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


너무 지겨운 이야기였다.


그 지겹고 역겨운 싸움질을 계속 하기에는 나는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


다시는 연락하지말라는 차가운 말을 내뱉고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럴때 생각나는건 왜 그 녀석일까 나도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녀석은 내게 기댈 유일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전화로 하려던 말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맘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여본다.


"나는 잠수를 탈거야!!"


"그래, 힘들땐 잠수타는 것도 좋더라."


의외의 반응에 놀란 나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역시 사람에게 너무 기대를 하면 돌아오는 것은 실망뿐인가...'


순간 10톤 트럭이 나를 치고 간 기분이였다.


내가 내 무덤을 판 것이란 것쯤은 잘 알고 있었지만 빈정이 상해서 집에 도착 후 전화를 끊고


복층에 있는 침대로 올라갔다.


이곳에 산지 반년이 지났다.


여전히 손에 닿을정도의 가까운 천장은 낯설다.


잡생각이 너무 많아서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억지라도 잠을 청하려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어느때처럼 영화를 틀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새로운 새벽이 열리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켜본다.


아무 연락도 없다.


피식 웃으며 계단을 내려와서 입에 담배를 물어본다.


컴퓨터 앞에 멍하니 앉아 즐겨듣던 노래를 찾아본다.


듣고 싶던 노래를 찾으려다 무심코 녀석에게 보낸 선물의 흔적을 발견했다.


선물이라하면 엄청 대단한 무언가를 준비한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나는 평소 가요를 즐겨듣지 않는다.


어느날 녀석이 어떠한 가요를 추천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야 ! 너 이거 연주해! 으히히힛"


"꺼져! 그 노래 몰라."


그 날 밤새도록 그 노래를 들으며 어떻게 연주해야할지 고민을 하며


집에 있는 레코딩 장비에 전원을 켰다.


새로운 건반을 이용해 좀 더 수월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irai Ken의 눈을 감고라는 곡인데 생각만큼 진행이 간단하지는 않다.


게다가 나는 건반앞에서 무능한 샐러리맨 마냥 수줍어진다.


말도 안되는 레코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지 못했기에 12월 31일이 되는 밤에서야 선물을 전했다.


오래간만에 레코딩은 그렇게 허접하게 끝을 내렸다.






아무쪼록 그 편곡된 내 연주를 듣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비록 완벽하진 않은 연주지만 내가 연주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음원...


녀석이 좋아하던게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헤어진 연인에게 또 전화가 왔다.


5차례를 무시했다.


전원을 꺼버릴까 고민도 했으나,


괜시리 걱정스러운 맘에 전화를 받았다.


내가 전화를 받자 헤어진 연인은 울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자 자신에게 돌아와서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했다.


나는 Sadist이지만 울고 있는 연인을 괴롭힐 만큼의 레벨이 되지 못한다.


순간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 녀석과의 관계를 끊고 원래 살고 있던 세계로 돌아가야하는건가...


지금 이 전화를 끊고 그 녀석에게 달려가야하나...


어찌되었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자다깨서 졸린 목소리와 정신이 없는 기색이 영력했다.


"저 ... 무슨 말을 먼저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사실이다. 나는 정말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있었다.


"으응..?나 졸리다."


패배감이 몰려온다...


잠을 깨웠다는 죄책감도 함께 몰려온다...


"내가 네게 너무 많이 의지했던거 같다. 이제 그만해야겠어. 내 페이스를 찾아야겠다. 그래서 전화한거야"


간신히 입을 열어 말을 시작했다.


"야! 이 답답한 놈아! 사람이 힘들때 서로 기대고 돕는게 친구 아니야?"


"그러기에는 내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


"너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전화왔냐?"


"그런 문제가 아니라..."


"아 뭐야! 답답해! 짜증나!"


"ㅈ..조...좋아해"


"어?좋아한다고?으히히힛 내가 좀 귀엽고 사랑스럽지."


생각못한 전개였다.


이 녀석은 나를 10톤 트럭으로 치고 가는 것도 모자라 후진으로 확인사살까지 하고 있었다.


"음...아무튼 이건 그냥 흘려들어. 내가 무슨 소리를 해도 신경쓰지말고 지금처럼 친구로 남아줬으면 한다."


"그래, 너가 그렇게 원하면 그렇게 해줄게."


순간적으로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녀석인가보다. 나는...


그 녀석과 연애를 상상해본적도 없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내게 쉼터 같은 녀석인지라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고백을 하고 내 사람이 되어달라는 이야기보다는


마음을 전하고 이제 온전했던 내 모습을 찾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어찌되었건 숨통이 트였다.


"음... 지금 너가 상황이 힘들어서 이러는 걸꺼야 힘내!!"


"그렇게 생각할까봐 얘기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진심이다. 너를 만나고 부터 느낀거야."


"담배 끊으면 결혼해준다니까?"


"꺼져! 이런 말 하면서 욕하고 싶진 않은데... 하하하...졸릴텐데 빨리 자라. 고맙다."



"응 너도 빨리 자!"





그렇게 전화를 끊고 일기를 끄적이며 쓰고 있다.


저번 일기에서처럼 신념을 지켜낸 것 뿐인데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다.


이제 두번 다시는 그 녀석을 만나지 못할 것쯤은 알고 있다.


설사 만난다해도 어색한 느낌으로 만나게 될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덕분에 웃을 수 있는 새벽이 되었다.


너무 고맙다.


내 새로웠던 새벽이여.







P.S 이걸로 Brand New Dawn이라는 제목의 일기는 끝나겠지만


비록 대중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난 이야기는 아니였어도


내게 있어 참된 해피엔딩을 맞이하고 있다.


나는 자유인이다!


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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