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기전 한달을 사귄 남자와의 해후..   미정
  hit : 1109 , 2000-01-04 18:29 (화)
오늘도 이빠이 잤다. 새벽4시 쯤 전화가 왔었는데 그게 T였다. 영등포에서 만나서 영화보기로 했다. 친구 M도 나온댄다.
거의 7개월만이구나 얘 안본지도...
오랜만에 보는거라 왠지 신경이 쓰여 좀 신경쓰구 나갔다. 나인식스 치마, 폴로스트라이프셔츠, 에스프리 검정가디건, 아니베에프 코트에 검정색 쌕, 에르메스 구두로..머리는 어제 누가 내 머리푸른 거 보구 김종서 같다구 한 얘기에 충격받아 하나로 묶었다...--
별 감흥은 없었지만 왠지 반가왔다..
T는 무스탕을 입고 있었고 내가 개찰구를 나오자 마자 "여전히 똑같네..어려보이구.." "수진이 니가 몇살이지 올해?" 하구 놀리면서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걔는 키가 커서 그런지 넘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한다.
얘는 자기는 그냥 장난으로 여자애들한테 아줌마 아줌마 그러는데 나한테는 왠지 못그러겠다구 한다(난 얘보다 연상이다..)그러면서 맨날 아줌마라구 하더라 모..
커피숍에 들어가서 둘다 레몬티를 시켰다.
살이 좀 빠진거 같기도 하다...17kg가 빠졌다니 그럼 대체 전에는 몇 킬로??
군대 얘기, 컴퓨터 얘기, 그리고 케이블TV에 음악방송이 나오길래 자연스럽게 연예인들 얘기로 넘어갔다. 얜 아직도 대중문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서문탁 노래가 좋다구 나한테 이어폰을 주면서 들어보라구 한다..락발라드...난 그냥 좋은지 모르겠다...
그러다 둘이 Y2K의 일본 멤버중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설전을 벌이다가 내가 결국 내 동생을 시켜 동생친구한테 물어보기에 이르렀다..
결국은 결론이 안났다.
나이 얘기가 나왔는데 T도 고딩땐 빨리 20이 되구 싶었는데 이젠 어어 이게 아닌데 여기서 멈춰야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구 한다.
그리고 23이 넘으면 다 나이가 똑같아 보인댄다.
내가 콧물이 나서 휴지있냐구 물었더니 여자가 휴지도 안가지고 다니냐구 한다...난 얘의 이런 점이 진짜 별루당...
다른 남자애같으면(예: J) "어 나 휴지 없는데..잠깐만 내가 갖다달라구 할게." 라구 하는데...
M이라는 앤 집이 **인데 약속을 정말 안지키는 앤가보다. 집에서 나오지도 않아서 T가 빨리 오라구 했다가, 나중에 영화보기엔 시간도 별루 없을거 같아서 도로 집에 들어가라구 했다..
그러구 나니 둘이 심심해했다..
난 천개의 촛불 메시지를 T한테 보냈구, 그걸 받아보구 걔가 혀를 찬다..
iiiiiiiiiiiiiiiiii 천개의 촛불이 켜지면...
니가 다꺼!! 라는 유치한거 였거든...--
그러구 나서 또 메시지 보낼려니까 T가 이번엔 모냐구 말로 하라구 그런다....그래서 "꽃표시 여러 개하구 새해에 눈이 내리면..." 그랬더니,,
"니가 다치워? 안그래도 (군대에서) 눈오면 나가서 다치워야 되." 미얀..--
나중엔 걔가 개목걸이가지구 마술을 보여줬다..
그리고 걘 영어공부할 책사러 가구 난 집에 가기로 했다. 역까지 바래다 줄 때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여자어깨에 손올려보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러구, "군대들어간 이후 여자손잡아본게 첨이야."라구 그런다. 그래서 내가 "왜? 쫌 잡아보지 그랬어?" 그랬더니 "잡을 여자가 있어야지"라고 웃으면서 쓸쓸하게 말한다...
나는 할말이 별루 없었다. 편지 쓰기로 하구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저녁부터 다시 추워지는 거 같다. 플랫폼에서 맥스월하우스를 사가지고 전철을 탔다.

참!! 밤 새벽 4시엔 핸드폰이 울려서 여보세요 해도 대답이 없구 또 여보세요 했더니 탁 끊어버렸다. 어떤 인간이지 대체?? 얼마전에도 그러더니....
전화국에 조회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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