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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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친년이 끝났으면 빨리 퇴근이나 할 것이지 뭘 그렇게 정리할 게 많아서 퇴근 시간이 5분이나 지났는데도 갈 생각을 안 해. 그래놓고 내가 먼저 가니까 쳐다보지도 않냐? 네가 먼저 나보고 먼저 가랬잖아. 내가 이래서 앞 타임으로 가고 싶은 거야. 마감 타임이니까 칼 퇴근이 안 돼잖아. 나는 안 그래도 하루 종일 집에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데 네년이랑 같이 있는 것도 싫고 약국도 정말 싫은데 퇴근도 제 시간에 안 하면 어떡하냐? 그리고 너는 내가 아직도 눈에 거슬리지. 이제 들어온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내가 뭘 잘못하는 건 없나 지켜보고, 또 보고.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줄 아냐? 야, 나도 물 받을 땐 지켜보고 있어야 되는 거 알아. 계속 지켜보고 있다가 손님 와서 잠깐 손님 본 건데 또 와서 거기다 대고 '하나씨 물 받을 땐 물 잘 보고 있어야 돼요, 물 넘쳐요.' 아 미친 누굴 호구로 아나. 아니 그리고 피자를 시켜서 먹고 네년이 다 먹었으면 나랑 교대를 해줘야 될 거 아니야. 너만 홀랑 맛있게 먹고 좋다고 빨빨 거리고 돌아다니냐? 교대해줄 생각은 안 하고? 그리고 뭐 어디서 빵을 사 왔으면 사람한테 먹어보라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어떻게 된 게 다들 '하나씨, 빵 먹어요.'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 솔직히 빵이나 피자 같은 거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야. 먹고 싶으면 사먹으면 돼.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한테 그러면 안 돼지. 얼마나 소외감 느껴지는데. 뭘 하나 먹어도 같이 먹고 챙겨주고 그러면 좀 안 돼냐? 펜을 나눠 갖더라도 '하나씨 뭐 가질래요?' 한 번 물어보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 둘이만 홀랑 갖고 '하나씨도 하나 줘요.' 라니까 '여기 있잖아요.' 라고 대답하는 너는 나를 싫어하는 거니? 짜증난다 정말. 사람들이랑 막 같이 있을 때는 친절하게 굴다가 둘이 있을 때나 셋이만 있을 때는 졸라 까칠하게 굴고. 뒤에 가서 내 욕은 또 엄청 할 거야. 나한테 다른 사람들 욕을 하듯. 뭐가 그렇게 잘났니.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약국 일 좀 잘한다고 콧대가 하늘로 솟는구나. 그래봤자 너는 평생 약국에서 알바나 하는 거야. 약국 알바 잘 해봐. 네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가. 일한지 좀 됐다고 사람 그렇게 무시하고. 이제 들어온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화장실 가는 거, 일 하는 거, 일일이 이러시면 안 되요 저러시면 안 되요. 핸드폰 만지는 것도 다른 사람이 만지는 건 가만히 보고 있으면서 내가 좀 만지려고 하면 '하나씨 그렇게 핸드폰 만지면 안 되요' 아나 씨발 내가 어제 들어왔냐고. 물 받는 것만 해도 그래. 누가 물 받을 때 보고 있어야 하는 거 몰라? 나도 다 보고 있었다고. 계속 보고 있다가 갑자기 손님 오셔서 잠깐 손님 본건데 거기다가 대고 또 놓칠 새라 '하나씨 물 받을 때는 계속 보고 있으세요. 물 넘쳐요.' 누가 물 넘치는 거 몰라? 나도 알아. 나도 다 보고 있었다고. . . 다른 사람들은 다 좋은데. 정말 정말 다 좋은데 네가 너무너무 싫다. 네가 모든 것을 다 아는 마냥 그렇게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것도 싫고 아직도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싫고 가식적인 말투들도 싫고 뒤에서 욕하고 앞에서 친한 척 하는 것도 싫다. 그냥 나는 네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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