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티아레   2012-03-24 13:59 (토) 

관계(사랑과 애착의 자연사)/ 보리스 시륄니크 지음/ 정재곤 옮김/ 궁리

프랑스 작가의 글에서는 늘 번뜩이는 창조성이 느껴져서 좋은것 같아요.
작가인 보리스 시륄니크는 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라고 하네요.
그는 이책에서,'관계'를 비교행동학적 관점에서
동물세계와 인간세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면들을 설명하고 있어요.

굉장히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넘 흥미로워요.
유익하면서도 참신하고 그러면서 재미있고...
이런 책을 번역해 주신 정재곤 선생님께 감사해야겠어요.(현숙님)

158. 티아레   2012-03-24 13:51 (토)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김서영/ 은행나무

이 책은, 얼마 전 읽은 '라캉 읽기'의 번역자인
김서영 선생님의 책이라서 읽게 되었는데요,
저, 이 책 읽으면서 많이, 아주 많이 울었습니다.
병원 대기실에서,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요....
어쩌면, 지금의 제 상황이 글 속에 나오는
김서영 선생님의 개인적인 느낌들과
너무나 비슷하다고 느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예전에 읽었던 <프로이트와 영화를 본다면>이나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위의 두 책이 '산책'하는 기분이었다면,
김서영 선생님의 책은 '등산'을 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작가는 라캉의 정신분석과 융의 분석심리학으로 영화를 분석하고 있는데요,
쉬운 언어로 표현하였지만, 분석엔 늘 날카로움이 살아 있고
작가의 긴 산고를 통해 세상에 나온 내용엔 생생함이 묻어 있고,
그러면서도 작가의 개인적인 것들이 아주 솔직하게 녹아 있습니다.

제게 긴 여운이 남는 부분을 옮겨 봅니다.

"우리 모두 가끔은 지독하게 외로울 때가 있다.
하루하루 견뎌야 하는 일들이 너무도 괴롭고 힘들지만
정작 나를 도와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심각한 경우, 뭐가 어찌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학대하고
더욱 괴로운 상황을 자초하게 되기도 한다.
또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세상 밖으로 몰아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중략)
정신분석과 분석심리학을 공부하며 내가 배운 것 한 가지만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밖이 아닌 안에서만 근본적인 해답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며
문제의 실제 해결은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그 시작은 먼저 내가 타인을 견딜 만큼 든든해지는 것이다.
(중략)
"그래, 너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듣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한 사람, 바로 자기 자신뿐이다.
(중략)
내 안의 신화를 믿어야 한다."

2010년을 시작하면서, 신체적인 질병들과 싸워야 하고,
또 내가 애써 모른체 했던, 경제적인 어려움도 극복해야 하고,
나약해지는 나 스스로도 극복해야 하는데
요즘 저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서영 선생님에게 있어 영화는 신경안정제이며 항우울제라고 하셨는데
제게 있어서는 책이 그런 것 같네요...(현숙님)

157. 티아레   2012-03-24 13:41 (토) 

좋은 이별/ 김형경/ 푸른숲

잠깐 짬이 나서 서점에 갔더니, 김형경 작가의 새 에세이가 나왔네요.
<사람풍경> <천개의 공감>에 이은 세번째 심리 에세이네요.
이번 책의 주제는 '상실'입니다.

정신분석에서는 개인의 사회적, 병리적 원인은
사랑을 잃거나 소중한 대상을 상실한 후
그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데서 비롯한다고 봅니다.
김형경 작가는 바로 그 상실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고요.

1장은 애도의 개념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상실 후에도 여전히 열정이 상대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 상태를
3장에서는 상대로부터 열정을 회수해왔으나 그것을 잘못 사용하는 단계
4장은 열정을 비로소 치유와 변화를 위해 사용하는 단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가이니만큼 이번 책에서도 책 곳곳에 여러가지 문학 작품에서 인용한 사례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헤르만 헤세, 카뮈, 괴테를 좋아하는지라
아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심리학적 틀로 새롭게 볼 수 있어 흥미로웠어요.

라캉의 글은 저도 무지 어려웠었는데, 작가도 좀 어렵다고 하니 안심(?)도 되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래 대목이 와 닿았어요.

"독서는 그 자체가 이미 자폐적인 행위이지만,
카뮈 소설에는 나의 자폐 성향이 원하는 안성맞춤인 공간이 있었다....
(중략)
자폐 공간을 만드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존재한다는 느낌, 즉 실존적 안정감이다.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아기가 만들어내는 자기 보호 장치를 자폐 껍질이라고 부른다.
자폐 껍질 속에서 삶의 에너지는 조용히 메말라간다...."

어릴적, 한글을 떼고 처음으로 혼자 글자를 읽게 되었을때부터
현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읽었던 나..
강원도 산골이라 며칠씩 지연되어 배달되던 신문,
한자가 많이 섞이고 세로로 되어 있어서 읽기도 힘들었지만
몇 시간씩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읽었던 기억들....
아빠의 '새농민'이란 잡지와
어쩌다 서울 다녀 오실때 가져 오시던 '선데이 서울'의 이해 불가했던 이상 야릇한 글귀들...
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표현보다는
허기진 속을 달래듯 마구 문자를 먹어 치우던 나...
지금도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뭔가 읽을거리부터 찾는 나의 습관들...
아...
또 울고 말았네요.
그 시절의, '어린 나'가 너무 불쌍해서요...(현숙님)

156. 티아레   2012-03-24 13:29 (토)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류시화 옮김/ 이레

얄롬 박사는, 신체적인 죽음은 삶을 파괴해버리지만
정신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삶을 의미있게 살도록 일깨워주는 좋은 지침이 된다고 하였지요.

이 책은 바로 죽음을 앞에 두고 있거나 죽음 직전까지 갔던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두명의 작가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인생에서 꼭 배워할 할 것들은 담담하게 기술하였지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가 등장하는데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의 얘기라
더 가슴에 와 닿고, 읽다보면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을 때가 많았어요.

좋은말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 중 몇 가지만 옮겨 보아요.

"우리는 흔히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돈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충고를 듣습니다.
때로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정확한 진실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면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것보다
더 큰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진정한 힘은 자신이 누구인가,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깨닫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두려움을 뛰어 넘으면 새로운 삶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궁극적으로는 두려움을 벗어 버리는 것입니다."

"상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보여주며,
사랑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가르쳐 줍니다.
관계는 우리 자신을 일깨워 주고 놀라운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줍니다.
두려움, 분노, 죄의식, 인내심, 시간조차도 훌륭한 교사가 됩니다.
삶의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습니다."(현숙님)

155. 티아레   2012-03-24 13:18 (토) 

분석심리학(C G 융의 인간심성론)/ 이부영 지음/ 일조각

1978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융 분석심리학의 대표 입문서로 자리 잡은 『분석심리학』의 제3판

"저는 상담심리 책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인지주의적 접근과 행동주의적 접근이 흥미로웠어요.
그 다음에는 현실요법과 긍정 심리학에 관심이 갔구요.
그러다가 교류분석과 프로이트 이후의 대상관계이론이나
자기심리학을 보면서 아하하는 탄식이 쏟아졌고
이후에는 게슈탈트와 실존주의 등 인본주의적 접근에 관심이 갔구요..
요즘은 융의 분석심리학이 마음에 참 와 닿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요...
마치 조각 조각 융의 사상을 이 책, 저 책 보다가
그 모든 퍼즐들이 맞춰진 하나의 그림으로서의 책을 보는 것 같아요.
궁금했던 분석심리학의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답니다."(현숙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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