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티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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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2 14:56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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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 not what you say but how you say it that is impor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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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티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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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14:17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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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道伴) / 이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울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 시집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세계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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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티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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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14:03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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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 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 금아 시문선(1959년 증보재판, 경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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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티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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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13:51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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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 사이/ 복효근
잘 빚어진 찻잔을 들여다본다
수없이 실금이 가 있다
마르면서 굳어지면서 스스로 제 살을 조금씩 벌려
그 사이에 뜨거운 불길을 불어넣었으리라
얽히고설킨 그 틈 사이에 바람이 드나들고
비로소 찻잔은 그 숨결로 살아있어
그 틈, 사이들이 실뿌리처럼 찻잔의 형상을 붙잡고 있는 게다
틈 사이가 고울수록 깨어져도 찻잔은 날을 세우지 않는다
생겨나면서 미리 제 몸에 새겨놓은 돌아갈 길
그 보이지 않는 작은 틈, 사이가
찻물을 새지 않게 한단다
잘 지어진 콘크리트 건물 벽도
양생되면서 제 몸에 수없는 실핏줄을 긋는다
그 미세한 틈, 사이가
차가운 눈바람과 비를 막아 준다고 한다
진동과 충격을 견디는 힘이 거기서 나온단다
끊임없이 서로의 중심에 다가서지만
벌어진 틈, 사이 때문에 가슴 태우던 그대와 나
그 틈, 사이까지가 하나였음을 알겠구나
하나 되어 깊어진다는 것은
수많은 실금의 틈, 사이를 허용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네 노여움의 불길과 내 슬픔의 눈물이 스며들 수 있게
서로의 속살에 실뿌리 깊숙이 내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 시집 [목련꽃 브라자](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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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티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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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13:35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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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있다/ 김정란
사랑은 없다. 다만 사랑하는 내가 있을 뿐이다. 라고 썼다가
사랑은 있다. 사랑하는 내가 있기 때문이다. 라고 고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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