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티아레   2009-11-30 23:44 (월)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김은채 시/ 김현종 곡/ 윤선애 노래)


아무말도 말아요 지나간 일이라면

수많은 이야기 속에 오해가 너무 많은 걸요

물어보지 말아요 지나간 일이라면

무슨 대답으로도 진심을 전할 수 없어

그냥 가슴 속에 묻어요 하고 싶던 그 말들도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흩어져간 기억들도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그땐 나를 안아줘요

오늘 차마 하지 못했던 미안하다는 말 대신


돌아보지 말아요 멀어진 사람이면

웃으며 떠나갔지만 아직도 울고 있을 걸요

기다리지 말아요 멀어진 사람이면

어리석은 그리움 미움이 되어 가겠죠

그냥 가슴 속에 묻어요 하고 싶던 그 말들도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흩어져간 기억들도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그땐 나를 안아줘요

오늘 차마 하지 못했던 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 대신

38. 티아레   2009-11-08 14:05 (일) 


- 김종삼 -

샘물이 맑다 차겁다 해발 3천 피이트이다

온통

절경이다

새들의 상냥스런 지저귐 속에

항상 마음씨 고왔던

연인의 모습이 개입한다

나는 또다시

가슴 에이는 머저리가 된다

37. 티아레   2009-11-08 13:55 (일) 
어부

- 김종삼 -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36. 티아레   2009-11-08 13:47 (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35. 티아레   2009-10-10 16:15 (토) 
맨발
- 문태준 -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

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 오면

아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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