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대한 그리움   일상사
  hit : 2897 , 2013-02-23 02:52 (토)


  지난 구정 설날에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가지못한 아버지께 찾아갔다.

어머니랑, 형이랑, 영락공원, 거의 4년만인가, 사실 그전 꿈에 아버지가 나오셨다.

돌아가신뒤로 한번도 나타나시지 않으셨는데, 그 사실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가자. 가보자.

사실, 화장을 한터라 납골당 작은공간에 고이 모셔두는 곳이다. 산소가 있는것도 아니고,,

작은공간 틈에 끼여있는 아버지 증명사진을 보았다. 오랜만이었다. 변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다.

울었다. 오열하고 말았다. 내 감정이 컨트롤되지 않더라.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았고, 형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는 펑펑 울었다.



 지난 연말에 순영이와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를 보았다.

남자, 여자 서로 만나 연애를 하는 장면들이, 왜 그렇게 나한테는 슬퍼보였는지,

비 오는 날 우산쓰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옛기억에 떠오르게 했는지

모른다. 정말 아름다웠지만 슬픈 모습이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엔,

이런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순영이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어두워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잘 지내?

언제부턴가 가족이나 다름없던 우리는 서로 안부조차 물을수 없는, 말 한마디 건넬수 없는,

단 한번이라도 만날수 없는 그런 사이가 되어있었다.


저번주 일요일, 스티브 바라캇 공연이 예술의 전당에 있었다. 

한달 전부터 예매를 하였던터라 진심 기대하고 간 공연이었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콘서트홀 객석은 만원,

초창기 뉴에이지사상, 음악, 힐링뮤직을 나에게 선사해준 사람을 볼수 있다니.. 나 어릴적..ㅎ

Sensual Night with you, Escape, To love you more, flying, Eternity, Dreamers, I'm sorry 등등 

내가 좋아하는곡들은 거의 연주 안했다. -_- 

그 중 가장 감명깊었던곡이 두번째 연주곡 Driving on santa monica boulevard 

초반 스티브님이 피아노선율로 시작하여, 색소폰 그 후의 피아노와 색소폰이 합쳐지는 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 아 정말 이순간 잊지 못할것 같다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피아노와 색소폰의 궁합은 정말 최고인듯. 



  우리형은 올해 33살이다. 얼마전에 소개팅을 했는데 소개팅은 처음이라고 했다.

어떤말을 해야 하냐며.. 장소를 어디로 해야 하냐며..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왔다. 난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 모두 성심성의껏 알려줬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편하게 느낄수 있도록 해야된다.

진심을 가지고 대하여야 한다. 등등 사실 나도 잘 모르지만..

아주 괜찮은 사람이 나왔다고 한다. 내 말대로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편하게 느낄수 있도록 해주고,

안되는 유머도 써주고 했단다. 

오늘 잘 만나고 있냐고 물었다. 만나지 않는단다. 자기에게 호감이 없는거 같다고 느꼈단다. 

우리형은 탈모다. 가발을 쓰고 있다. 그 여자가 알아챘나보다. 그 여자가 소개팅 주선자에게 물어봤단다.

유전이다. 외가댁 어머니쪽에 탈모가 많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릴적부터 형은 내가 가장 기댈수 있는 듬직한 형이었다. 

형이 고등학교때까지만해도 아주 잘생겼었다. 여자들도 많이 만나고, 그런 형이 부러웠고,

연애편지도 맨날 훔쳐봤다. ㅡㅡ 그런데 군대 갔다오더니 머리가 점점 빠지더라.. 

항상 쾌활했던 형이 주눅든 모습들이 보인다.

점점 빠져가던 머리가 싫었던지 형은 삭발을 해버리더라.

내 마음도 너무 아프고, 어머니도 너무 아팠다.

단 하나의 컴플렉스때문에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를

못한다. 자기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신경쓰이고 민감해한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존감이 줄어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이 아프다하지만 형만 하겠는가.. 

하지만 그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라는걸 나는 안다.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 집에 새식구가 늘어났다. 

이름은 땡구, 오순이 라고 한다. 

사실 나의 타지생활의 외로움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분양을 받았다. 

30평생 살면서 동물과는 인연이 없었던지라 신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 느낌.

고양이는 외로움을 타지 않는 동물이라길래.. 땡구 혼자 먼저 분양 받게 되었다. 


하지만 외로움 탄다. 아주 많이 타는것 같다. 표정을 보면 알수있고 하는행동보면 알수 있다.

결국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땡구한테 주게 된 꼴이 됐다. 이게 나의 첫번째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땡구가 외로워해서 둘째를 분양받았다. 오순이. 아는 사람동생 고양이가 임신을해서 5마리가 태어났는데

그 중 다섯째를 분양받기로 했다. 그래서 오순이 ㅋㅋ 

내가 오순이를 분양받아왔던 날이, 오순이에게는 가장 슬픈날이 되었다. 부모 고양이와 평생 이별한

날이었으니까.. 이게 나의 두번째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다음주면 세번째가 될것같다. 땡구 중성화 수술 날짜를 잡았다. 땡구야 미안. 

뭐가 옳은것인지 그른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동물들이 내 소유가 아닌데 내가 결정하고 선택함

으로써 따라오는 책임은 어떻게 져야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차선이라고 생각할수밖에. 

같이 더 오래 살자.












 



난 이렇게 지낸다.









1. 땡구 : 코숏, 치즈태비 6개월

2. 오순이 : 터앙, 1개월
















프러시안블루_Opened  13.02.23 이글의 답글달기

네이버에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라는 웹툰이 있어요.
공감돋을듯.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31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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