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해야 하는데.. │ 그대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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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돌리고 싶은 날이 있다 마냥 우울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제자리를 맴돌며 깊은 울음을 토하는 녀석이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그저 주저앉아 있는 초라한 나와 닮아서 홀로 돌아가는 세탁기만 멍하니 바라보는 날이 있다 마음도 빨래처럼 씻어 낼 수 있다면 쪽팔리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 속 찌든 때까지 빠질것만 같은데 언젠가 네게서 묻은 듯 가슴 떠나지 않는 향기도 한 때의 집착과 망설임과 질투와 아픔과 미련도 모든 흔적들이 깨끗해 질 수 있다면 옥시크린 한 스푼이 필요한 날이다 야근 후 집에 가니 열두 시 새벽 빨래ㄴ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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