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0(징크스) │ 하루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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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해년마다 돌아오는 생일은 늘 사고가 생기거나, 아프거나, 싸우거나 했다. 생일이 아니라 악마의 날이다. 태어나 즐겁고 행복해야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악순환되는 생일날은 이젠 겁도 난다. 막 스무살이 되어 맞은 생일날은 칼부림이 날뻔한 흐릿한 기억이 있었고 20대 초중반엔 친구들이 떠들썩하게 챙겨주는 호프집 생일파티 때 옆 테이블과 싸움이 나고 친구들 몇몇은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졌었던 기억이 있고 이후 해년마다 생일 언저리엔 수술을 받아야 했고 20대 후반엔 회사에서 생일을 챙겨주었는데 정말 태어나 최고로 기분이 좋을 뻔 했던 생일이었지만 회사에 도둑이 들었고 이후로는 생일은 조용히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와 케익 정도만 먹는 평범한 어느날과 다르지 않게 보내고 있다. 사귀던 사람이 있었어도 항상 생일은 챙겨본적이 없고 생일날 그 흔한 케익 한조각 같이 먹어 본적도 없는데다 생일날은 만나지도 못했던 날들도 많았다. 그래서 생일선물이라고는 태어나 받아본적이 없고 이제는 두려워져 내 생일임을 아는 사람은 부모님 뿐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도, 챙김 받고 싶은 마음도 아예 없어져버렸다. 이번 생일은 아프다. 괜히 저녁부터 쑤시고 아프더니 잠을 못자게 힘들다. 열도 오르고 가슴도 답답하고 몽둥이로 맞은것처럼 살이 아리고 아프다 온몸이. 몸살약을 먹었지만 소용도 없고 토요일은 꼼짝없이 누워만 지내야할 것 같다. 몇해 전쯤은 하도 생일날만 되면 일들이 생기고 해서 그런 생각도 했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운명이 태어나 이렇게 고생을 하는건가 하고. 휴. 지겹다. 슬프도록 아픈 기억밖에 없는 악마의 날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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