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일상
  hit : 323 , 2016-03-01 22:07 (화)
또 이렇게 하루가 흘러가고 내일이 다가온다.


내가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가진 것이라고는 시간밖에 없는데,

나는 그런 시간이 내게 다가오는게 두렵기만 하다.

이번 주말은 헤어진 여자친구가 많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부정하고, 잊혔노라 되뇌던, 나의 미약하지만 처절했던 웅얼거림은 그 의미가 바래버렸다.

내가 가진 것이라곤 사랑뿐이었는데, 그 사랑을 잃고나니 내가 희미해진다.

하찮은 삶을 살아온것이 아닌가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밥을 먹고 대화를 한다. 숨을 쉬고 잠을 잔다.

하지만 난 살아 있는 것인가, 죽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외롭고, 부끄럽고, 슬프다.

두서없는 이 글과 같이, 제목조차 짓지 못하는 이 글과 같이,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며 휩쓸려갈 뿐이다.

내 이름 석자는 그저 명함에 박제되어 의미없이 불려지고,

나는 또 하루를 힘겹게 버틴다.

스스로 온전하지 못하여 누군가를 갈구하는 나를,

나 자신은 또 조롱하며 비웃고 경멸한다.

내 부족함의 흉터를 나는 간지러움을 못찾는 피부병 환자마냥 미친듯이 긁고 또 긁어낸다.

적갈색 외로움은 사방으로 더 부풀어올라 나를 미치게 만든다.

누군가의 품이 그리울 뿐인데, 결국 나는 혼자 웅크릴 뿐이다.

그저 밤 바람이 차가워 조금 위안이 된다.
조금 위안이 된다.


   순대국과 자격 [2] 16/03/01
-  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