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과 자격 │ 일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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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같은 휴일을 잠으로 다 날려버렸다. 꿈에서 나는 복면가왕의 방청객이었고, 여러 아이돌과 정엽이 노래부르며 애드립으로 아재개그를 했다. 개꿈에 먹혀버린 나의 휴일은 춥기만 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집을 나섰다. 맛있기는 하지만 매번 근처 순대국집에서 먹는게 질렸기에 다른곳으로 발을 돌렸다. 영등포시장에는 순대국집이 모여있는 곳이 있다. 그 중 검색이 자주 되는 아바이 순대라는 곳을 가봤다. 순대 정식은 만 이천원. 비싸다. 순대국 특 사이즈가 팔천원. ㅅㅂ. 양이 얼마나 되나 보자. 하. 한숨이 나온다. 내가 msg의 감질맛에 중독된 건 사실이지만, 이리 맹맹한 국물에 이리 퍽퍽한 순대라니. 내장고기들은 괜찮았지만 기분이 더러웠다. 이걸 먹고 맛집이라는 것들은 혀가 어떻게 된것이냐. 배가 불러감과 동시에 기분이 더러워져갔다. 계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Excuse me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 ㅆㅂ 뭐지. 하고 둘러보니, 따뜻한 아시아지역 출신으로 보이는 관광객 2명이 길을 묻는다. 씻지도 않고, 두꺼운 패딩에, 모자까지 쓰고 있어서 어지간한 부랑자 이상의 포스였을텐데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에어비앤비로 묵을 숙소를 예약해놨나보다. 대충 주소를 검색해보니 영등포역 뒤쪽이다. 짧은 영어로 대충 설명해 줬는데, 길을 잘 찾아갈까 의문이 들었다. 추운 날씨에 기침도 해대는게 안쓰러워서 길을 직접 안내해 줄까- 하고 고민하던 사이에, 이제 괜찮다고, 뻔히 이해도 안된게 눈에 보이는데 갈 길을 가려한다. 아! 그래 내 꼬라지가 지금 신뢰를 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란게 문득 떠오른다. 납치할까봐 무서웠니 얘들아... 서둘러 어딘지도 모르고 떠나려는 그 애들에게 다시 한번 대충 영등포역 저기라고, 저쪽으로 가라고 말해주고 길을 떠났다. 선의도 베풀 자격이 필요한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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