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이 위태롭다   23
  hit : 2219 , 2017-03-26 23:05 (일)

제목을 뭘로 정할지 한참을 고뇌했다

모든게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지금 하고 있는 간호사 일도 당연히 의미있고 좋은일이지만

너무 나 자신을 다른사람들이 보기엔 안아프고 다재다능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힘들다

나도 인간인데 인간으로 보지 않고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지적받는다


이런 쉬는날에 공부해야 하는게 맞지만 지쳐버려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선배 간호사가 쉴때 뭐하냐고 물었는데 병원가서 진료받는다고 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그거 말고 주로 뭐하냐고 묻는데 말문이 턱 막혔다...

진짜 아파서 병원투어 다니는데... 정형외과, 내과, 피부과.... 심할땐 3군데, 아닐땐 2군데

병원에서 월급받아도 또 병원에게 돈 주는 꼴이라니 웃기는 이야기다


선배마다 다 스타일이 달라서 자기가 보는 앞에서 그 스타일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낸다

그 선배와만 일하는것도 아닌데 내가 카멜레온인것 마냥 이사람 저사람 의사처럼 스타일 맞춰주기가 사실 힘들다

혼란스럽다

그리고 아직 서투른게 많은데 A선배는 천천히 하라하지만 B선배는 다그치는 편이다

그것도 대혼란이다

그냥 병원에 나가는게 두렵다

내때에 내가 채혈에 성굉하지 못할때, 혈관이 너무 없어서 도저히 성공할수 없을때 자괴감이 든다

바쁜 선배를 불러내야 할때 가장 괴롭다


옆에 선배는 자기는 아무리 너같은 연차라도 선배 두번 일하게 하진 않는다고 그러면 안되는데 여기는 참 유한편이라 하는데 괴롭다 그런말이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꾹 삼킨다


하나하나 다 받아들이기엔 내 자아가 약해서

어떻게든 힘겹게 국가고시에 합격했는데 임상와서 적응이 더 힘들고

알던것도 잊어먹어가기에 공부해야하는데 그것조차 싫다

그러면 안되는데도 쉬는날에는 내가 더 환자역할을 해야만 일을 나갈 힘이 생긴다

변명같지만


친구는 나보고 간호사여서 참 부럽다고

나도 너처럼 되고 싶다고

인생선배라고 잘 부탁한다고 하는데

부담스럽다 난 신규이고 아직 다 잘모르는데


아직 졸업하지 못한 친구에겐 내가 멋져보일순 있지만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잘하고 싶은데 더 공부해야 하는데

그냥 그렇게 있다


아 내일 누구랑 근무인지도 갑작스럽게 궁금하고

오후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계항진(심장이 뛰는게 자각적으로 느껴지는것)이 ...

너무....너무..... 1달밖에 안됬는데 힘겹다

그래도 오전보단 나을것만 같다

수간호사 선생님도 좋은분이지만 그분의 기분에 따라 또 병동분위기가 달라지니까

부디 무사히 지내고프다

엄마가 내가 오늘 쉬는날인줄 알고 교회가라고 전화가 엄청 울렸지만

사실 가진 않았다 반쪽신앙인게 죄송스럽지만 그냥 요즘 내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마음으로만

믿고싶다...

나마저도 못믿고 위태로운데 신에게 기댄다는것도 나쁜건 아니지만 완전 특출난 방법은 아닌거같다

안정이 되고 위로받으면 좋은것인걸 알지만 너무 열심히 신앙적인 가족과는 나와는 종교와는 잘 안맞는것같다 제발 내가 자발적으로 갈때까지 기다려줬으면 좋겠는데


닥달한다 하더라도 신앙심이 생기는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저 기도하는 습관은 남아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 난 생각하고

가족이 걱정하는 만큼 내가 살아온동안 교회를 다녀왔는데 쉽게 끊지는 못할것같다

언젠간 잘 다니겠지 잘 다닐수 있게 기도할것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힘들다

지치고 그냥 남자친구도 친구도 별로 이야기 하고싶지 않지만

내 감정을 알아버려서 떠나버릴까 두렵다

위태로워도 적당히 잘 숨겨야지... 살짝 어지럽고 무섭다

기립성저혈압 끼가 있어서 항상 세게 움직이거나 벌떡 일어나면 어지럽고...

아프지 말아야지... 너무 힘겹지도.. 말기를 바래야지

속물  17.03.27 이글의 답글달기

저는 지금 퇴근을 하는데요 일이 많아서도 아니고 부지런해서도 아니에요. 동기들이 밤을새가며 수습 받을때 저는 칼퇴를 했고, 일년전 직원에게서 배울 수 있던 기회에 자존심때문에 배우지 않고 맡겨 버렸기에 이제와서 후회하며 밤을 샙니다. 시작의 고달픔과 괴로움은 은빈님을 단련시킬것이고,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면 이정도 어려움쯤은 여유있게 웃어넘길 수 있는 강하고 멋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화이팅입니다.

   너만 그런게 아니야 다 힘들어 [6] 17/06/10
   2017.6월 계획 17/06/04
   돈많은백수가 되고싶다 [1] 17/04/29
-  내 자신이 위태롭다
   난 별로 17/03/19
   내가 참 바보같다고 느껴지는 순간 [1] 17/03/18
   병동동기 참 밉다. [4] 17/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