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에 저 산처럼..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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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날에 오후다. 지친맘을 달래느라 잠시 눈을 붙힌것이 밤인양 깊은잠에 빠졌다. 눈을뜨고 멍한 눈으로 창밖 산들을 바라보다 커피잔에 정신을 가다듬으며 이런 상념에 빠진다. 믿음과 사랑이란것도 희뿌옇게 보이는 저 산과도 같은걸까..하고.. 맑은날에 비춰지는 산은 계절따라 제 나름대로 뽐을낸다. 그래서 바라보는 시선들에게 찬사를 받기도하고.. 그런데 오늘과 같이 선명하지 않는 흐린날에 저 산은 아무것도 볼수가 없다. 그냥..산이거니 할뿐.. 저 산이 눈이 덮혔는지..단풍이 들었는지.. 녹푸른 색인지.. 그래서 보는이의 시선은 무심해진다. 오늘도 저 산은 본연의 그 모습 자체일텐데.. 믿음과 사랑... 그 깊이가 혹 이런거와 닮진 않았을까? 해맑음이 있는 모습일땐 그렇게 반겨주면서 조금이라도 희뿌연히 가려진 날엔 나의 맘을 채워주지 못해 무관심 해지는것.. 믿음과 사랑은 적어도 늘..함께하는거라 본다. 선명하지 않는다한들 그 속에 담긴 모습은 늘..한결같은거라 그렇게 여겨주는것.. 그 본질을 믿고 사랑하는것.. 그것이 진정한 믿음이고 사랑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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