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입니다 │ 2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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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았다. 이탈리아전은 왠지 질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이겼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마다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정말 맛있는 해물스파게티를 먹었다. 오늘은 맛있는게 먹고 싶었다. 스파게티가게서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문득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축구를 보며 술을 마셨다. 별로 좋지 않은 경기 내용에 많이 마셨다. 그리고 집에 왔다가 다시 나가서 좀 걷다가 술 깨서 집에 왔다. 부모님이 한잔하고 오셔서 같이 앉아 있었다. 난 널어놓은 빨래를 느지막하게 걷어서 게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세대주가 내게 지랄병한다고 했다. 세대주는 그게 욕이 아니라고 하지만 22년 동안 커오면서 생각하길 사람이 사람에게 지랄병한다고 하면 그건 나쁜 말이라고 여겼다. 세대주 표현에 의하면 뱀대가리처럼 고개 빠짝 치켜들고 대들었다. 나는 째려보면서 빨래게는데 무슨 지랄병한다는 거냐, 그런말 마라고 하였다. 세대주에게 가방으로 맞고 그다음엔 빗자루로 맞았다. 빗자루 다음엔 손으로 쳤다. 왼쪽 뒷통수가 아프다. 세대주는 니가 그렇게 많이 컸으면 니 마음대로 나가서 살라고 한다. 아니, 그럴건지 어쩔건지 결정하라고 한다. 분하고 서럽고 억울하고 비통한 마음에 눈물이 마음대로 나왔다. 콧물도 따라 나왔다. 아무 말도 안했다. 세상에 모든 아버지...세상의 모든 딸들.... 같은 사람 하나없고 사는 방식도 제각기 다르겠지. 세대주 핏줄 타고 났지만 난 세대주와 사고방식, 가치, 신념, 지금 속해 있는 세상에 대한 견해가 다 다르다. 아버지는 딸에게 지랄병한다고 말해도 딸은 그런말하지 말라고 뱀대가리처럼 고개 빠짝 치켜들고 대들면 안된다. 이것이 세대주의 생각이지 아버지는 딸에게 좋은 걸 가르쳐주어야지 아버지는 딸에게 지랄병한다는 말하면 안된다. 그건 욕이다. 내가 뇌성마비나 정신지체아도 아닌 이상 발작이나 발광 비슷한 지랄병한 기억은 없다. 그리고 분명히 지랄병한다는 말은 욕이다. 그게 세대주에게는 일상 생활 용어라.... 내가 못참는다. 내 아버지는 딸 앞에서 나쁜 말을 하면 안된다. 딸의 인격을 무시하고 소유물 취급하거나 동물처럼 때려서도 안된다. 이제 맞는 것도 진절머리난다. 잘못 행동해서 맞은 기억은 없다. 당신 분풀이로 옆에까지 화가 미쳐 때린거겠지.. 2002년 6월 19일 수요일 새벽 4시경에 맹세한다. 자식들 철들면 절대로 손찌검하지 않겠다. 자식들 앞에서 감정에 치우져 이성을 잃고 행동하지 않겠다. 자식들을 분풀이 대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솔직히 무슨 이유로 맞은 건지 모른다. 누가 피해자일까.. 아버지는 항상 날 실망만 시킨다. 서러운 눈물만 흘리게 한다. 당신 살아있는 한 절대로..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 무덤에 들어가면 그때는 눈물로 용서할 겁니다. 살면서 눈물만 흘리게 하는 부모따위..살아있는 한 용서안할 겁니다. 당신 숨 멎으면 그때는 정말 울다가 지쳐 쓰러질 정도로 내 속에 한 다 풀어버릴 겁니다. 아버지...제발 내게는 지랄병한다느니 등신같다는 소릴랑 말아주세요. 나는 아버지에게 그런 소리 들을 정도로 나쁜 짓같은 거 하지 않아요. 당신이 낳은 자식을 당신 앞에서 그렇게 뭉게버리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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