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 카테고리가뭐야 | |||
|
사람들마다 그들이 내는 주파수가 있다. 모두들 다 다른 주파수를 뿌리지만 게중 FM전파가 있고 AM전파가 있다. 그래서 꼭 똑같은 주파수를 가지지 않아도 같은 AM끼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같은 주파수임을 알아본다. 길을 지나치면서 시계를 보면서 지하철 좁은 공간에서 신문보는 척 하면서도. 그들은 상대 또한 나에게 같은 주파수를 느꼈음을 느낀다. 그래서 수많은 인파중에 아무리 자주 봐도 한번도 눈에 안들어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년전에 신촌에서 본적이 있었던 애를 우연히 망우리 종점에서 마주쳐도 기억이 난다. 그애가 바로 나와 같은 AM주파수를 가진 사람이다. 사람은 뭔가 같은 무리를 지어 같은 소속감에서 안도하고 싶은 본능도 있겠지만 세상 유일한 `나`라는 존재감을 세상위에 홀로 우뚝세우고 유일무이 더 고귀한 존재의 자리로 올려 보고 싶은 독존의 본능이 있다. 함께이고 싶은 마음과 유일하고 싶은 마음은 내 마음의 연인을 찾아낸다. 나와 같은 주파수를 가진 사람을 내방 책상에서 찾을 수 있을까. 주파수를 최대한 예민하게 고정하고 나와 같은 주파수를 찾아 안테나를 세운다. 영국 런던에 웨스트엔드 부촌 바로 옆에 작게 자리한 2층집 다락방. 잘 들리지 않는 라디오 하나를 벗하고 낡은 침대에 누워 줄에 달린 거미와 가끔 얻어오는 치즈조각을 먹으러 오는 생쥐친구를 기다리는 그녀. 밝음보다 어스름한 어둠이 좋아서 은은한 곰팡이 냄새를 즐기기로 맘먹은 그녀는 건조한 피부때문에 세끼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는 버릇을 갖고 있다. 난 내 방에 누워서 그녀를 느낀다. 한번도 본적없고 얘기해본 적도 그 존재를 확인 받은 적도 없는 그녀를 느낀다. 그녀의 주파수는 나랑 가장 근사한 000.00 메가헤르쯔. 그녀가 앉았다가 일어나면 그 뒤로 일어나는 공기의 흐름이 작은 소용돌이를 치며 작은 떨림으로 내 가슴에 전달된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는 그녀를 닮은 시원한 H2O. 마실때 젖힌 고개 앞으로 꼴딱이는 목뼈가 사랑스럽고 부주의한 무신경때문에 다친 팔다리 흉터들이 애처럽게 귀엽다. 그녀의 방 한구석 자리한 커텐은 그녀의 작은 취미들이 매달려 있는데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건 작은 방울이다. 3년전 공연장에서 만난 마녀가 수업중에 자신이 행운의 주술을 걸은 방울이라며 선물해준 고양이 목걸이 같이 생긴 평범한 방울이지만 그 울림은 비범하게 들린다. 물론 실제 행운같은건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마녀는 거짓말장이는 아니었다. 그 마녀의 주파수도 조금 느껴진다. 하지만 다른 주파수다. 그녀는 브랫 앤더슨의 싸인을 받기 위해 3시간을 기다렸다가 거절 당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들려온 그의 목소리에 다시 사랑에 빠지는 바보같은 소녀다. 존경하는 인물은 파브르...세상에 조그만걸 확대해서 크게 보게 만드는 힘을 존경한다. 책도 좋아하지 않고 영화도 좋아하지 않고 술마시는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는 유일하게 라디오 주파수를 돌리는게 취미다. 그녀는 씨디도 테입도 갖지 않는다.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게 되는 즐거움을 뺏기기 싫어서다. 그녀의 최근 고민은 그 라디오가 점점 망가져서 잘 안들리게 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은 피쉬앤 칩스와 레몬홍차. 크랜베리파이를 좋아하는 그녀는 파이와 타핑을 따로 분리해서 먹는 취미를 갖고 있다. 우유를 마실땐 꼭 빨대를 사용하고 가끔 불어주면 거품이 올라와 쉐이크기분이 나서 좋다고 한다. 그녀가 누운 침대위로 붉은줄 왕거미,그리고 구석에 삼각형 구멍에 왔다 갔다 하는 생쥐는 친구이지만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자신이 그들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너라고 부르고 네가 나를 너라고 부르면 우린 친구인거지 이름은 중요하지 않아 라고 말하는 그녀의 이름은 미쉘이다. 그녀는 귀엽다. 또는 무섭다. 새까맣고 짧은 머리카락에 대조되게 햇빛에서 멀리 숨은 그녀의 피부는 창백하고 투명하다. 눈빛은 짙은 밤색이지만 동공이 커서 새까맣게 보인다. 그 모습이 귀엽게 보면 똘망똘망하지만 어둠속에서 단련된 눈빛에서 푸른 빛이 번뜩이면 광기가 느껴지고 섬 |
|